국제 국제일반

[혁신도시·기업도시를 가다] <6> 기업도시 태안

'동아시아의 두바이' 꿈 부푼다<br>현대건설, 서산·태안 일대 간척지 90% 소유<br>해안생태·스포츠·웰빙산업 결합 관광도시 건설<br>주변 땅값 평당 5만~15만원대…거래는 없어

충남 태안군의 현대 서산간척지 B지구에서 한 주민이 기업도시 예정지를 가리키고 있다.


[혁신도시·기업도시를 가다] 기업도시 태안 '동아시아의 두바이' 꿈 부푼다현대건설, 서산·태안 일대 간척지 90% 소유해안생태·스포츠·웰빙산업 결합 관광도시 건설주변 땅값 평당 5만~15만원대…거래는 없어 태안=김문섭 기자 lufe@sed.co.kr 충남 태안군의 현대 서산간척지 B지구에서 한 주민이 기업도시 예정지를 가리키고 있다. '버려진 간척지에서 동아시아의 두바이로' 부남호(湖)를 따라 뻗은 울퉁불퉁 비포장도로를 20분여간 달렸지만 470만여평의 드넓은 평야는 좀처럼 끝자락을 내보이지 않는다. 곳곳에서 낙곡을 찾아 부지런히 움직이던 철새 무리만이 갑작스런 불청객의 방문에 놀랐다는 듯 떼지어 날아올랐다. 지난 20여년간 세간의 기억에서 잊혀진 채 기나긴 겨울잠을 자던 충남 태안ㆍ서산 일대의 '현대 서산 간척지'가 서서히 부활의 기지개를 켜고 있다. 지난해 8월 관광ㆍ레저형 기업도시로 선정된 이후 벌써 개발 마스터 플랜을 완성할 만큼 6개 시범도시 중 진도가 가장 빠르다. 오는 6월까지 개발계획 승인을 받고 9월에는 실시계획까지 신청할 예정이다. 부지 확보와 재원 조달, 수요 창출의 어려움 때문에 기업도시 자체의 흥행 가능성에 의문 부호가 끊이질 않지만 태안 기업도시만은 예외다. 무엇보다 현대건설이 부지의 90% 이상을 소유하고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이 이미 제거됐다. 지난 79년 간척지 사업에 착수했던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개척 정신'을 고스란히 품고 있는 현대의 '숙원사업'이라는 의미도 적지 않다. 현대건설은 태안 기업도시를 천혜의 해안생태 관광자원, 스포츠와 '웰빙' 산업이 결합되는 도시로 건설할 계획이다. 기업도시에는 8개 골프장(144홀)과 세계적 스포츠교육 시설, 가족형 테마파크, 농촌체험형 관광단지, 국제화 비즈니스 단지 등이 들어선다. 부지내 70만여평의 농지는 고스란히 체험농장과 철새 서식지로 활용되고 도시를 관통하는 10km 길이의 갈대밭 인공수로에는 유람선과 요트가 띄워진다. 박찬호 현대건설 서산개발사업단 부장은 "우리나라도 두바이 같은 계획 관광도시 하나쯤은 가져야 한다는 게 기본적인 생각"이라며 "관광 레저만으론 수익을 내기 힘들기 때문에 세계적 수준의 경관과 시설을 갖춘 골프장으로 폭넓은 수요를 끌어들인 뒤 1억~3억원대 전원주택 3,000~4,000호를 분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태안 기업도시는 사업 진척이 빠른 만큼 주변 땅값을 들쑤시는 부작용도 덜한 편이다. 현대건설이 사업 부지 대부분을 소유하고 있어 토지수용→보상금 지급→대체토지 확보→주변 땅값 상승의 악순환이 이어지는 다른 혁신ㆍ기업도시와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그러나 오랜 낙후지역에 기업도시의 온기가 퍼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강해 주변지역 땅값은 역시 많이 오른 상태다. 현대건설이 지난 2000년 유동성 위기 당시 평당 2만원씩 일반인에게 팔았던 간척지 농지가 5만~6만원까지 올랐고 기업도시 예정지 사이에 끼어있는 B지구 서남쪽 양잠리 일대 농지도 평당 10만~15만원까지 치솟았지만 팔려는 사람은 없다. 개발이 진행되면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기 때문이다. 태안읍 M공인 관계자는 "개발예정지인 B지구 서쪽에 인접한 임야는 평당 10만원 이상을 부르는데 규제 때문에 거래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6/02/14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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