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미 방위산업 재편 일단락/록히드 마틴,노드롭 인수 의미

◎지구촌 전쟁감소로 군수입지 약화/기술보완·인력감축 경쟁력 강화책【뉴욕=김인영 특파원】 미국 최대 군수업체인 록히드 마틴사가 3일 노드롭 그루먼사를 인수키로 했다고 발표함으로써 90년대 들어 진행된 미국 방위산업의 재편이 일단락됐다. 동서냉전 시절 수십개에 달했던 미국 군수업체는 90년대들어 합병과 인수를 거듭하면서 마침내 록히드 마틴, 보잉, 레이시온등 세 회사로 압축됐다. 록히드 마틴은 F­16 전투기와 트라이던트 미사일을 생산, 지난해 미국 군수물자 수주고 1위를 차지했으며, 노드롭 그루먼은 B­2 스텔스 폭격기와 MX 미사일을 생산하는 지난해 수주고 6위의 방산업체. 새로 출범할 회사는 연간 매출액 3백70억 달러, 종업원 23만명을 확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매머드 군수업체로 탄생하게 된다. 회장은 록히드의 노먼 오거스틴 회장이, 부회장은 노드롭의 켄트 크레사 회장이 맡기로 했다. 공식 합병은 두 회사의 주주총회와 연방정부의 승인을 거친후 올연말에나 마무리될 예정이다. 인수규모는 1백16억 달러로 보잉과 맥도널 더글러스(MD)의 합병 규모인 1백40억 달러에 버금간다. 그러나 보잉은 민수용 생산 비중이 크므로 군수업체인 MD를 인수해도 방산 분야에서는 록히드 마틴을 따라잡지 못한다. 록히드 마틴과 노드롭 그루먼이 합쳐지면 3년전에 다섯개였던 회사가 하나로 되는 것이다. 록히드 마틴은 지난 95년 록히드사가 마틴 로리에타사를 합병함으로써 탄생한 이후 또다른 군수업체인 로럴사를 인수했었다. 노드롭 그루먼은 지난 94년 노드롭사와 그루먼사가 합병한 회사다. 걸프전에서 명성을 떨친 패트리어트 미사일의 제조업체인 레이시온사도 최근 자동차 회사 GM의 자회사인 휴즈사를 인수하겠다고 발표, 보잉과 록히드 마틴과 함께 미군수산업 빅3의 일원으로 남았다. 이처럼 미군수업체들이 한꺼번에 인수와 합병(M&A)를 단행하는 직접적 이유는 공산권 붕괴후 미국의 전쟁상대가 사라져 시장이 크게 줄었기 때문. 군수산업의 젖줄인 미국 국방비는 레이건 대통령 시절인 지난 87년 3천7백억 달러에서 올해 2천6백억 달러로 대폭 줄어들었다. 무기제조업체들이 선택할 방법은 경쟁업체끼리 합쳐 기술을 보완하고 인력을 대대적으로 감축, 경쟁력을 높이는 길밖에 없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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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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