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은행장들 `전쟁' 선봉에 나섰다

새해 벽두부터 소비자.중기 공장 직접 방문우량고객 확보경쟁 격화 전망

우리, 하나, 신한 등의 주요 은행장들이연초부터 개인과 기업들을 부지런히 만나고 다녀 올 한해 치열하게 펼쳐질 `은행대전'이 벌써부터 달아오르고 있다. 특히 은행들간의 전쟁은 외국계 은행들의 국내진출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상대방의 우량고객을 뺏어오고 부실한 고객을 털어내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어 짧은 기간에상당히 격화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16일 금융계에 따르면 김승유 하나은행장과 신상훈 신한은행장, 황영기 우리은행장, 강정원 국민은행장 등은 우량한 개인과 기업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길거리, 공장 등을 잇따라 방문했거나 방문할 예정이다. 이같이 은행장들이 돈을 빌릴 대상을 직접 찾아나선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앞으로 우량 개인이나 기업 고객들은 더 싼 비용으로 돈을 빌리겠지만 신용이 약한개인과 기업은 돈 빌리기가 힘들어질 것임을 시사한다. 김승유 행장은 지난 13일 경기도 안산 시화공단의 중소기업체인 한국볼트공업㈜,인지컨터롤스㈜, 대덕전자㈜ 등을 방문, 애로와 건의사항을 들은 뒤 지속적인 거래를 당부했다. 김 행장은 특히 최근 시작한 1조원 규모의 중소기업특별자금대출과 대출기한연장 등 개별기업 특성에 맞는 중소기업 지원책을 집중적으로 설명했다. 김 행장은 이날 또 8개 중소기업 대표들과 오찬을 함께 하면서 "은행원은 기업에서 받는 이자로 월급을 받기 때문에 기업과 은행은 상생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이번 중소기업 대출마케팅을 이달말까지 김 행장을 비롯한 전임원이돌아가면서 진행하기로 했다. 신상훈 행장은 지난 11일 임직원과 함께 서울 중구 태평로 2가의 본점 인근과명동 지역에서 고객의 성원에 고마움을 전하고 올해 성공적인 영업을 다짐하기 위한`가두캠페인'을 벌였다. 고객들에게 새해인사를 하기 위해 마련된 이날 캠페인에서 신 행장 등은 상품안내장과 기념품을 고객들에게 나눠줬다. 신한은행의 전국 380여개 영업점도 이날 별도로 가두캠페인을 전개했다. 황영기 행장은 오는 20일 중소기업 CEO 70명을 저녁식사에 초대, 중소기업의 고충을 청취하고 중소기업 지원계획을 마련하는데 반영할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앞서 지난 10일부터 일시적인 어려움으로 자금난을 겪고 있는 개인들에 대해 만기를 연장해주고 이자를 깎아주는 `프리 워크아웃(pre workout)'을 실시하고 있다. 이는 은행이 조금만 지원해주면 우량고객으로 회생할 수 있는 고객을 선별해 `은행대전'에서 승리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취지에서 추진되고 있다. 강정원 행장도 작년 11월 취임 이후 기업금융부문의 강화와 프라이빗뱅킹(PB)서비스 확대를 영업의 핵심 모토로 설정하고 이에 따른 여러가지 방안을 강구하고있다. 강 행장은 기업금융을 강화하기 위해 기업현장 방문과 복합 금융상품의 지속적개발 등을 강력히 추진할 계획이다.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업종별로 차별화된 상품을 만든 후 기업의 현장을 직접 방문해 판매에 나서고 기업들의 의사를 반영한 상품을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시중은행의 한 고위 관계자는 "씨티은행과 스탠다드차타드(SCB) 등 선진금융기법과 영업력을 보유한 외국은행들이 본격적인 국내영업에 나서면서 금융업계에 팽팽한 긴장이 감돌고 있다"면서 "`은행간 전쟁'이 예상보다 크게 격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대호.고준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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