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가 급등불구 국내가 묶여 수입 못할수도/업계 “손실막대 생존위협” 가격 조속인상 건의액화천연가스(LPG:Liquified Petroleum Gas)의 국제가격이 급등하고 있으나 국내가격 조정이 이뤄지지 않아 공급사들의 손실이 커지고 있다.
10일 통상산업부와 업계에 따르면 유공가스와 LG칼텍스가스는 『정부가 더 이상 가스가격 인상조정을 늦출 경우 심각한 경영위기에 처하는 것은 물론 국내 공급중단이 우려된다』며 조속한 해결을 촉구하는 건의서를 최근 재정경제원과 통산부에 제출했다.
LPG를 수입해 국내에 공급하는 회사는 이들 2개 기업 뿐이며 가스가격은 현행법상 최고가격 고시제로 되어 있어 정부의 통제를 받고 있다. 이들 기업은 현재 LPG 도입가격이 톤당 3백20달러에 이르고 있으나 국내가격(가정 취사용 10㎏기준 5천1백원)은 톤당 1백76달러였던 95년 8월을 기준으로 하고 있어 가스를 들여와 판매할 때마다 톤당 1백70달러, 하루 평균 20억원 이상의 손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통산부 조사결과, 자본금 규모가 각각 2백80억원과 2백40억원에 불과한 유공가스와 LG칼텍스가스가 지난 2월말까지 입은 손실은 모두 2천2백63억원 규모에 육박했으며 이달말께 3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손실규모가 이처럼 부쩍 늘고 있는 것은 공급선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수요급증에 따라 지난해말부터 가격을 크게 올려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기업은 LPG 국제가격과 대달러원화환율의 상승, 도입 손실액의 누적 등을 감안할 때 소비자가격을 최소한 20% 이상 올려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특히 유공가스와 LG칼텍스가스는 조속한 시일안에 LPG 가격이 현실화되지 않을 경우 도입손실액의 누증으로 인한 수입대금 결제 불능으로 일시적인 공급중단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재벌그룹 계열사여서 그동안 그런대로 버텼으나 이제는 한계에 왔다고 호소하고 있다.
이들 기업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서민용 연료인 LPG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 가격을 통제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기업의 생존까지 위협하는 수준으로 가격을 누르는 행태는 사라져야 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통산부도 이들 기업이 더 이상 버틸 수 없을 만큼 한계상황에 왔다며 재경원에 23% 가량의 가격인상을 강력히 요청하고 있다. 통산부는 LPG 수입가격이 당초 가격기준인 톤당 1백76달러에서 크게 인상된데다 환율 역시 당시의 달러당 7백65원에서 8백50원으로 오른만큼 23% 정도 인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재경원은 가스업계의 어려운 사정을 감안, 가격인상을 검토하고 있으나 경제상황이 최악의 상태여서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한상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