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기고] 노사분규와 창업시장

지난달 현대자동차 임금 협상이 타결됐다. 그러나 쌍용자동차 노조가 16일부터 경기 평택공장 문을 잠그고 모든 조합원이 공장에서 먹고 자며 파업하는 ‘옥쇄파업’을 벌이기로 했다. 앞서 기아자동차 노조도 파업수위를 높이기로 해 자동차업계가 파업 몸살을 앓고 있다. 매년 6월이 되면 노조와 사측간의 임금인상 등과 관련한 분규가 발생한다. 해마다 되풀이되는 이 같은 노사분규는 특히 경기침체가 장기간 지속되고 있고 사상 최고의 고유가를 기록하고 있는 올해에는 그 후유증이 더 크다 하겠다. 현대차의 경우 80여일간의 노사분쟁과 파업으로 인한 손실이 1조3,000억원에 이른다고 한다. 출고 지연에 따른 계약자들의 원성도 커 현대차 브랜드 이미지의 추락도 우려되고 있다. 또한 생산차질로 협력업체의 불만도 고조된 상태다. 사회ㆍ경제적인 손실이 발생하는 노사분규는 창업시장에도 악영향을 준다. 거대 기업의 파업은 그에 따른 협력업체에도 파급효과를 미친다. 이로 인해 소비심리는 극도로 위축되고 임금 인상에 따른 원가 상승으로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은 더 커진다고 할 수 있다. 매년 되풀이되는 노사분규를 보면서 오래전에 보았던 ‘제르미날’이라는 영화를 떠올려봤다. 이 영화는 한마디로 노사협력의 중요성을 시사하는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산업혁명 당시 성장지향적 현실에 맞춘 산업구조에서 노동자의 생산적 주체에 대한 권리와 협업을 이끌어내는 과정을 잘 표현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기득세력의 폭력과 야합, 그리고 소외세력의 자기본능적 권리쟁취를 통해 노사관계의 성숙적 발전상을 잘 나타낸 작품이다. 영화에서 이야기하는 사용자 입장은 모든 비용의 고용지배 그리고 성장지향적 산업구조의 지속화였다. 배경적 시기를 보면 고용이 확대되는 시기보다는 한정된 고용시장에서 우월적 지위를 갖고 있는 회사 측의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고용에 대한 보장이 생산고용상에 발생되는 저비용, 복지혜택 부재, 권리 축소, 지배적 고용정책을 우선할 수 있다는 공급자적 시각이 지배적이다. 반면 근로자들은 일한 만큼의 대가, 노동력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바란다. 또한 일정한 규약과 사규를 통해 근로자의 역할과 범위 안에서 나름대로의 자율성과 안정고용을 희망한다. 사측의 일반적인 고용계약을 통해 노동자의 불만이 고조되고 그들의 고용과 환경ㆍ처우에 대한 꾸준한 요구는 앤드류와 같은 이익집단이 거짓약속ㆍ회의ㆍ설득의 미봉책을 해결 수단으로 마감하려 하는 독재를 결코 용인하지 않는다. 해리포드에 의한 노동운동은 점차 근로자의 자아를 일깨우며 기득세력(사용자 집단)의 폭력과 야합으로 점차 갈등이 심화하고 불신이 깊어진다. 힘의 지배원리상 미비한 힘의 집단이라도 정당한 요구와 권리를 무시당하고 박탈당한다면 파업과 같은 극단적 현실로 마감한다. ‘달걀이 먼저일까 닭이 먼저일까’라는 문제에 대한 해답은 각자 주장하는 대상에 따라 시각차가 너무나 크다. 현실 노사관계는 윈윈(win-win)을 목적으로 수단을 강구하고 있다. 매출의 고성장, 손익 극대화, 최고주의에서 경영의 의사결정 기준을 현금흐름으로 전환한다. 모든 기업은 투자자산 수익률 계산방식으로 보유하고 있는 자산의 수익성을 평가하고 디스카운트 캐시 플로 밸류에이션(Discount cash flow Valuation) 방식 평가에 따라 한계사업의 통폐합ㆍ철수매각을 결정한다. 따라서 핵심역량의 보유, 최고경영진의 의식 변화, 스스로의 영역파괴가 필요하다. 최고경영자의 일관성 있는 의지와 효과적인 노사협업, 그리고 지속적 의견 수렴 등이 있어야 개혁이 가능하다. 따라서 노동자의 의견을 대변할 조직대표를 인정, 노사협업과 상호인정을 통한 합리적인 결과 도출이 필요하다. 상호이익과 성장이 근본이 되는 상호합리성 인정이 토대가 돼야 하겠다. 이를 통해 노사간의 분쟁을 사전에 예방하고 분규가 일단 발생하면 장기화되지 않도록 함으로써 산업의 안정적 발전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국민경제의 밑바탕은 자영업이라고 할 수 있다. 자영업이 흔들리지 않으려면 노사협력을 통한 안정적인 산업발전과 이를 통한 소비심리 확대 등이 뒤따라야 한다. 창업시장의 활성화를 위해서도 장기적인 노사분규는 결코 바람직하지 못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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