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광고업계 불황 탈출 묘안 짜내기

◎제일기획­고객감동 결의 편지쓰기 추진/LG애드­스포츠마케팅 공연사업 승부/금강기획­인도·터키 진출 해외공략 강화/대홍기획­영업조직 신설 인재발굴 육성/코래드­능력중심주의 회사체질 전환/기업광고 축소 부도확산 위기감 팽배/원가절감·사업다각화·조직재정비·연봉제도입·감원 등/업체마다 틈새공략 살아남기 총력전광고업계가 계속되는 불황으로 심각한 타격을 받자 「불황뚫기」에 정면으로 나서고 있다. 업계는 광고주들(기업)이 지난해에 비해 많게는 30%까지 광고예산을 줄이고 있는데다 한보·삼미사태, 삼립식품 등 광고주들의 부도가 잇따르자 위기의식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 게다가 신규 광고주 영입을 위한 업체간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광고회사들은 생존을 위한 불황돌파 전략수립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제일기획을 비롯한 상위 10대 업체들은 ▲원가절감 ▲사업다각화 ▲틈새시장 발굴 ▲광고주서비스 극대화 ▲조직재정비 ▲감원 ▲연봉제도입 등 갖가지 대책을 강구해 불황을 헤쳐나가고 있다. 광고업계에 따르면 제일기획, LG애드, 금강기획 등 10대 광고대행사들은 지난 1·4분기에 비해 광고취급고가 5∼15% 정도 줄어드는등 경영난을 겪고 있다. 이에따라 올해 매출목표와 순익을 조정하고, 감원과 조직재정비 등 보다 적극적인 불황 타개책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 1·4분기에 비해 약 10%의 실적감소를 보인 제일기획은 『광고주 이익이 곧 광고회사 생존의 길』이라며 광고주 서비스 질 향상을 불황돌파 최대의 전략으로 삼았다. 이에따라 모든 직원들에게 고객감동 결의를 담은 편지쓰기를 추진했으며 광고주를 위한 제안 디자인전 실시, 인터넷광고 활용 등 틈새시장을 겸한 광고주서비스를 극대화하고 있다. 또 지난해에 비해 신입사원을 반으로 줄였고, 빠른 회의문화 정착, 영상사업단 폐지, 개발사업팀 신설등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주력하고 있다. 제일은 그러나 부도난 한보철강에 약 10여억원을 물린데 이어 최근 삼립식품마저 쓰러져 불황돌파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최근 마이크로코리아, 현대통상 등 광고주의 잇따른 부도로 올 순익조정이 예상되는 LG애드는 미 PGA골프대회 후원등 스포츠마케팅과 영국 록그룹 초청 등 공연사업을 통한 사업다각화를 불황타개 승부수로 내걸었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가 LG그룹 창업 50주년이기때문에 그룹광고물량은 지난해에 비해 크게 줄지는 않겠으나 광고주들의 예상치 않은 부도로 순익은 크게 감소할 것』이라며 『새로운 사업분야로의 적극적인 진출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보다 약 2배 가까운 외형성장을 선언, 업계 2위 도약을 공언한 금강기획 역시 경기부진과 한보, 아프로만 등 광고주의 부도로 악화된 경영을 신규사업으로 만회하려고 애쓰고 있다. 극장사업, 영상음반사업, 캐릭터사업 등 광고와 연관된 분야에 적극 진출해 수직계열화를 꾀하는 한편 인도, 터키 등 현지시장을 공략해 세계시장 진출을 가속화한다는 것. 그러나 금강기획측은 『신규사업에 초기투자비용이 많이 들어가고 광고취급고도 예년에 비해 크게 나아지고 있지 않아 올 경영목표는 사실상 불투명하다』고 예상했다. 경영난을 겪고 있는 중위권 업체들도 불황뚫기에 여념이 없기는 마찬가지. 업계 4위의 대홍기획은 신규광고주 영입을 독려하기 위해 서비스지원부서인 멀티콤본부를 영업부서로 전환, 독립시켰다. 또 인터넷광고 전담팀인 인터렉티브팀과 네이밍팀을 본격 가동, 틈새시장 발굴에 적극 나서고 있다. 대홍은 특히 원가절감을 위해 부서 판공비를 대폭 감축하는 한편 장기적인 인재양성을 위해 오히려 과감한 투자를 실시, 사원교육을 강화하는 등 양동작전을 함께 구사해 눈길을 끌고 있다. 대우그룹 자동차광고 일부와 동화약품, 쥬리아화장품 등 몇몇 광고주들의 이탈로 올 1·4분기 실적이 지난해에 비해 약 10% 줄어든 코래드는 연봉제를 도입, 능력중심의 조직으로 회사체질을 전환했다. 태평양그룹 계열의 동방기획은 국장급부터 사원까지 38명을 감원, 조직을 대폭 축소시켰다. 동방측은 『불황극복 첫걸음은 구조조정』이라며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이밖에 국내 광고회사로는 처음으로 창립 30주년을 맞은 오리콤은 광고대행사업, 통합프로모션사업, 지식정보사업을 3대사업으로 설정, 광고대행사 본연의 업무에 핵심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며, MBC애드컴도 서비스 개선을 통해 광고주만족을 극대화하는 한편 해외 네트웍 형성, 지방영업 활성화 등 사업다각화에 적극 나서 불황을 이겨내기로 했다. 또 지난해 광고주의 대량 이탈로 어려움을 겪었던 한화그룹 계열의 한컴도 영상사업과 스포츠마케팅을 강화하는 쪽으로 조직을 개편했으며, 태스크포스팀인 기업경영혁신팀을 발족, 광고주개발에도 한창이다. 올 10위권 진입이 예상되는 웰콤은 지난해 한솔PCS, 대우자동차 등 굵직굵직한 신규광고주를 영입해 안정된 일감을 확보한 편이나 최근 상아제약과 세진홈마트 등 광고주의 부도로 입은 타격을 크리에이티브로 만회한다는 생각이다. 업계 관계자는 『불황돌파를 위해선 경기침체의 장기화로 야기된 고비용·저효율 구조 타파가 가장 시급하다』며 『직원들 사기저하를 유발하는 단기적인 비용줄이기보다는 과감한 투자를 통해 경쟁력을 극대화시키는 것이 오히려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기업마다 임직원들을 줄이고 있는 마당에 광고비 증가를 외치는 업계의 외침은 사실 한계가 있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홍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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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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