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뉴욕 월가] "미금리 연말께 인상 유력"

【뉴욕=김인영 특파원】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이틀째 의회 증언에서도 금리 문제에 중립적 입장을 견지했으나, FRB가 연말께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시되고 있다. 이에 따라 월가의 투자자들은 금리 인상을 전제로 포트폴리오를 변경하기 시작했다.월가 투자자들이 가장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대목은 그린스펀이 『지난해 단행한 3차례의 금리 인하가 적절했는지를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한 말이다. 전문가들은 그린스펀이 3회에 걸쳐 금리를 0.75% 포인트 인하한 것은 조금 지나쳤고, 소폭의 인상으로 적절한 금리수준을 유지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장은 금리 인상을 하지 않더라도 연말께 금리인상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같은 분석이 주류를 이루면서 24일 발행된 150억달러 규모의 미 재무부 채권(TB) 2년물 금리가 블룸버그 뉴스가 예상한 4.994%보다 높은 5.009%에 거래됐으며, 수요자들도 크게 줄어들었다. 30년물 TB는 이틀째 폭락, 이날 1,000 달러당 11.25 달러 떨어졌으며, 금리는 전날보다 0.08% 상승한 5.51%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해 8월 러시아 모라토리엄 선언 이후 최고의 금리다. 채권시장 불안의 여파로 뉴욕 증시 다우존스 지수도 전날보다 144.75 포인(1.5%) 급락했다. 미국 중앙은행의 금리인상 가능성 그 자체로도 아시아에 불리하다. 월가 투자자들은 금리인상을 전제로 포트폴리오를 변경하기 때문에 아시아 중심국인 일본과의 실질금리(채권수익율) 차이가 높아지게 된다. 금리 차이가 높아지면 국제 유동성이 미국쪽으로 움직여 달러 강세-엔화 약세 기조를 강화하고, 아시아인들의 달러 차입 코스트가 높아지게 된다.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일본 엔화는 전날의 1달러당 120.79달러에서 121.60 달러로 약세를 보였다. 일본의 채권금리 상승에 미국이 가세하면서, 동아시아 지역에 금리 상승압력이 높아지고, 경기회복 속도를 늦추게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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