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盧대통령 "창당 초심으로 돌아가자"

與 지도부 회동… 민주와 통합론 우회 비판<br>정의장 "중도개혁 노선 정체성 강화해야"

노무현 대통령은 14일 저녁 청와대에서 정세균 의장 겸 원내대표 등 열린우리당 임시지도부인 비상집행위원들과 만찬을 함께 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창당 초심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여당 임시지도부의 요청에 따라 열린 이날 만찬에서는 미묘한 정치 현안에 대해서는 별다른 의견이 개진되지 않았지만 노 대통령이 창당 초심을 강조한 것은 여권 일각에서 일고 있는 민주당과의 통합론에 대한 우회적 비판으로 풀이된다. 2시간여 진행된 청와대 만찬회동에서는 주로 정세균 의장이 최근 당 비상집행위원회가 논의한 정체성 확보 등 7개 과제를 설명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정세균 의장이 ‘서민ㆍ중산층을 대변할 수 있는 중도개혁노선으로 정체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하자 “정치는 정치적 이상을 실천하는 과정이고 정당은 정치이념을 함께 하는 결사체”라며 “창당 초심으로 돌아가는 것이 시대정신을 살리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멀리 내다 보면서 자신의 정치 노선과 정책의 정체성을 분명히 하고 국민에게 일관된 메시지 주는 정당과 정치인이 필요하다”며 “일시적 유ㆍ불리로만 따질 것만이 아니라 적어도 노선과 정책으로 정당을 해야 하는 것이라면 자신의 노선과 정책을 충실히 하면서 멀리 보고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발언은 민주당과의 통합이 지역구도로 회귀할 수 있다는 청와대의 우려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또 정세균 의원이 당와 청와대의 관계에 대해 “청와대 실무진과 당측이 실무적으로 개선된 의사 소통과 시스템 개선에 대해 건의하면 대통령이 충실하게 수용해 줄 것”을 요청하고 노 대통령도 긍정적으로 대답했으나 정 의장의 발언 자체가 당과 청와대의 의사소통시스템에 대한 불만을 표명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정동영ㆍ김근태 장관의 당 복귀 문제와 관련, 노 대통령은 “가라 마라 하지 않겠지만 돌아가지 않겠느냐”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선거구제 개편 필요성에 대해서도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민주당과 통합 문제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일체 없었다고 참석자가 전했다. 이날 만찬회동에는 청와대에서 이병완 비서실장과 김병준 정책실장ㆍ조기숙 홍보수석, 당쪽에서는 정세균 의장을 비롯한 비상집행위원과 원혜영 정책위원장 등 14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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