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현대정보­미 유니버설사 제휴 의미

◎인터넷­영화 결합 통해 컨텐트사업 주도권 확보현대정보기술(대표 김택호)과 유니버셜스튜디오사의 이번 합자 제휴에서 눈여겨 볼 대목은 서로가 이질적인 회사라는 점이다. 유니버셜은 영화를 만드는 회사다. 그리고 현대정보는 정보기술(IT) 제공 사업이 주력이다. 얼핏보기에 공통점을 찾기가 어렵다. 더구나 합작을 통해 공동의 사업을 펼치기로 한 것은 의외에 가깝다. 그러나 이런 시각은 영화와 정보기술 둘 모두가 가지고 있는 엄청난 확장성을 무시한 결과다. 둘은 이제까지 이질적이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정보통신기술의 눈부신 발전으로 이제 둘은 「찰떡궁합」이라는 상관관계를 갖고 있다. 영화가 차라면 정보기술은 길(노)이다. 즉, 전자는 현존하는 최상의 컨텐트며 후자는 이를 대중에게 전파할 유력한 소통수단이다. 서로 이질적이기만 한 현대와 유니버셜이 손을 잡게 된 배경이다. 이같은 사실은 유니버셜이 한국내 협력 파트너로 현대그룹에서 기존에 영화사업을 펼치고 있는 현대방송(HBS)이 아닌 현대정보기술을 택한 점에서 잘 알 수 있다. 따라서 이번 제휴는 「컨텐트로서의 영화와 21세기를 주름잡을 미디어인 인터넷을 결합한다」는 의미있는 실험에 미국과 한국의 유력회사가 손을 맞잡았다는 점에서 각별한 관심을 끌 만하다. 이 회사는 당분간 미국 대학생을 상대로 학사정보제공이나 쇼핑몰사업에 주력할 계획이다. 그러나 머잖아 인터넷 주문형영화(VOD) 등 새로운 형태의 영화배급사업을 펼칠 것은 뻔하다. 20여년전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애니멀하우스」로 서비스명을 확정한 것에서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이번 제휴로 현대그룹은 영화를 중심으로 한 컨텐트사업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영화를 중심으로 한 영상산업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여겨질 만큼 「뜨는」사업이다. 제일제당, 삼성영상사업단 등 대기업이 잇따라 미국 영화사들과 제휴를 맺고 이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현대도 최근 금강기획이 주도하던 영상산업을 현대방송(HBS)으로 이관하며 이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경쟁사와 달리 현대는 그간 프랑스의 까날프라스, 미국의 미라맥스, 라이샤 등으로부터 단발적으로만 영화판권을 획득해왔다. 현대로서는 당연히 더욱 안정적인 공급원을 확보할 필요를 느꼈을 것이다. 이 점에서 유니버셜은 매우 매력적인 회사이다. 계약 당사자인 현대정보기술로서도 이번 제휴는 대단한 의미가 있다. 앞으로 인터넷서비스의 승패를 가를 관건은 컨텐트다. 누가 더 질좋고 많은 양의 볼거리를 확보하느냐가 중요하다. 이점에서 현대정보가 유니버셜의 질높은 컨텐트를 「신비로」를 통해 국내에 제공할 경우 경쟁력 제고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간 현대정보는 인터넷서비스 「신비로」를 제공하고 있으면서도 후발주자로서의 약점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이균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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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균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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