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9일 경기도 안성시 일죽 상공에서 아시아나항공기가 우박을 맞아 기체가 손상된 사고는 당시 조종사가 비구름을 충분히 피하지 못해 일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아시아나측은 당시 사고기 조종사가 적절하고 침착하게 대응했다며 포상방침을 굽히지 않았다.
건설교통부 항공ㆍ철도사고조사위원회는 25일 우박을 맞아 조종실 방풍창과 레이돔(비행기 기체 앞 뾰족한 부분)이 파손된 아시아나항공 8942편 사고조사 중간결과를 발표하고 당시 사고는 조종사가 비구름에 대해 충분한 거리를 확보하지 않아 발생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당시 상공에 두 개의 큰 비구름이 있었는데 항공기가 비구름을 완전히 돌아가지 않고 두 구름 사이로 운항하다 우박을 맞았다고 설명했다.
위원회 조사결과 항공기 기상레이더로 비구름을 관찰할 때 안테나 각도를 적절히 조절해가며 작동시켜야 하지만 당시 조종사는 안테나 각도를 한곳에 고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비구름 속에서는 270노트 이하로 운행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당시 사고기는 325노트 이상으로 오히려 속도를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접근관제소도 당시 관제레이더와 공항기상레이더에 나타난 구름대 위치를 제대로 조언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항공기상대는 사고 항공기가 우박을 맞은 상공에 비구름이 형성돼 있었지만 이에 대한 정보를 발표하지 않았다.
위원회는 조사결과에 따라 아시아나항공에 4건, 항공교통센터와 서울접근관제소에 2건, 기상청에 3건의 안전권고사항을 발행해 유사 사고 재발방지 대책을 수립하도록 했다. 또 항공기가 우박을 맞고 레이돔 덮개와 조종석 방풍창이 파손된 것과 관련, 기체 제작국인 프랑스 사고조사기관(BEA)과 함께 추가 조사를 벌일 방침이다.
한편 아시아나항공은 이날 조사위 발표가 사고에 대한 결과론적인 이야기라고 치부했다. 비구름과 이격거리가 충분하지 못해 우박에 맞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러한 사고는 종종 발생하는 것이며 사고 당시 조종사의 안전운항 노력, 침착한 대응, 관제와 긴밀한 협조 등이 밝혀진 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사고 당시 안전착륙에 성공한 운항승무원에 대해 예정대로 사내 최고 포상인 ‘웰던(welldone)’상을 수여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