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하반기 장기 예금금리… 은행들 "어찌 하오리까"

은행권이 하반기 예금금리 전략을 놓고 딜레마에 빠졌다. 은행들은 자금조달 기반을 보다 안정적으로 이끌기 위해 정기예금중 만기가 긴 장기예금의 비중을 높이려고 하고 있지만 장기예금에 대한 금리 인센티브 등도 약효가 신통치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정기예금 가중평균 금리를 보면 단기와 장기상품간 금리차는 계속 벌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되려 단기 정기예금의 잔액 비중은 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예금은행들의 만기 1년이상~2년 미만 정기예금과 만기 6개월 미만 정기예금의 금리차(가중평균 금리 기준)는 지난 4월말 0.78%포인트(p)였던 것이 5월말에는 0.9%p, 6월말에는 1.05%p로 늘어났다. 그러나 예금은행들의 1년 이상~2년 미만 정기예금 잔액 비중은 지난 4월말 총 정기예금잔액중 66.03%였던 것이 5월말에는 64.92%로 축소됐다. 이에 비해 6개월 미만의 단기예금 잔액 비중은 같은 기간중 13.89%에서 15.17%로 증가했다. 이 같은 추이는 6월은 물론이고 7월 들어서도 마찬가지인 것으로 추정된다는 게 주요 은행 자금담당자들의 설명이다. 한 시중은행 자금담당자는 “금융통화위원회가 최근 기준금리를 소폭 인하한 데 이어 앞으로 점진적으로 점진적으로도 출구전략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이자 은행 고객들이 앞으로 은행 수신금리가 더 오를 것으로 예상해 정기예금 가입시 만기를 최대한 짧게 운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렇다고 은행 입장에선 장단기 금리차를 더 벌일 수도 없는 입장이다. 장기 예금 금리를 현재보다 더 올릴 경우 수익성 저하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년 이상~2년 미만 정기예금 금리(가중평균 금리 기준)가 6개월 미만 정기예금보다 1%p이상 높았던 적은 지난 2000년대 들어서 올해 상반기까지 불과 12개월(2000년 1월, 2007년 12월~2008년1월, 2008년 9월~2008년12월, 2009년 10ㆍ12월, 올해 1ㆍ2ㆍ6월)에 불과했다. 한 시중은행의 전략기획담당 간부는 “금융당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한다고 해도 경기위축 등을 피하기 위해 그 속도와 폭이 비교적 완만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앞으로 6개월~1년내에 기준금리 인상폭이 1%이상이 될 가능성은 적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그는 “따라서 6개월 만기 예금과 1~2년 만기 예금의 금리차가 1%p라면 6개월 만기보다는 1~2년만기 예금을 선택해도 괜찮을 텐데 고객들이 이상하게 만기를 자꾸만 짧게 잡고 있어 고민”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번 3ㆍ4분기중 만기가 도래하는 은행권의 정기예금이 200조원대로 추산되고 있어 시중은행들의 고민은 한층 깊어지고 있다. 이들 자금중 상당수가 유출입이 심한 기업자금이기 때문에 단기 예금보다는 장기 예금으로 전환해 재예치해야 하는 데 수단이 마땅치 않은 것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도 금주의 ‘주간 본드 앤 파이낸스‘보고서에서 은행권이 안정적 자금조달 기반 마련을 위해 장기ㆍ 정기예금 자금유치를 확대해야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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