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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 느낌이 바로 명품의 기준입니다."

사진=쌤앤파커스 제공

10년째 여가와 놀이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김정운(48ㆍ사진) 명지대(여가학) 교수는 창조경영은 개인의 행복에서 출발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고려대 출신으로 베를린 자유대학에서 문화심리학을 전공한 그는 개인적 행복이 사회가 지속 성장하는 원천이라는 지론을 펼치고 있다. 김교수는 “그동안 시키는 대로 열심히 일만 해 온 남자들이 이제 와서 외롭고 쓸쓸하다고 한다”며 “자신의 행복보다는 조직의 번영에 몸바쳐왔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는 이어 “이제는 열심히 해서만 성과가 오르는 시대는 지났다”며 “내가 명품의 기준을 정하지 못하고 명품이 주는 행복을 모르는데 어떻게 명품을 만들겠냐”며 반문한다. 사회의 리더인 중년남성의 개인적 취향이 뚜렷하지 못한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하는 그는 “시스템적으로 압박이 거세고 여유가 없다고 아우성이지만 모두 핑계”라면서 “저녁마다 폭탄주를 돌리면서 쌓아가는 인간관계가 진정 내 삶의 질을 향상하는 데 얼마나 도움이 되는가를 반문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출간한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쌤앤파커스 펴냄)를 쓰게 된 계기도 같은 맥락이다. 중년 남자들의 허전함과 소외감을 자신의 이야기에 빗대 쓴 책은 의무와 책임만 무겁고 정작 행복을 잃어버린 이시대 남자들의 속내를 드러내 공감을 이끌어냈다. 지난 9월 나온 책은 15만권이 판매돼 베스트셀러에 오르기도 했다. 그가 말하는 행복의 첫 단계는 ‘재미’를 찾는 과정이다. ‘돈이 많이 들 텐데’라는 질문을 알아채기라도 한 듯 그는 “돈의 유무는 분명 행복의 질에 영향을 주지만 돈의 많고 적음은 큰 의미가 없다”며 “돈과 상관없이 재미를 찾기 위해서는 개인적 관심이 어디에 있느냐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두번째 단계는 감성적 교류다. 그는 “폭탄주를 마시는 것도 소통을 위한 것인데 맨 정신에 소통이 되지 않는 중년 남자들은 분명 문제”라면서 “재미를 찾게 되면 다른 삶에 대한 호기심 즉, 미래에 대한 도전정신이 생기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좋아하는 게 있다면 이야기하고 싶어져 상대방과 정서적인 공유를 할 수 있는 훈련을 하게 된다”며 “상대방을 인정하고 스스로 정서적으로 독립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재미의 층위가 다양한 사회가 건강한 사회라고 강조하는 그는 “골프ㆍ낚시 등 시간을 많이 투자해야 하는 재미부터 커피 마시기, 난초 가꾸기 등 재미의 종류는 다양할수록 좋다”며 “난 때로 문구점을 들러 필기도구를 구경하면 기분전환이 되는데 사소해 보이지만 남들과 비교하지 않고 좋아하는 것을 하면 그 뿐”이라고 설명했다. 기업, 정부 부처 등에서 인기 강사 1순위로 꼽히는 그는“최근 기업 CEO들의 공감대가 커진다는 걸 피부로 느낀다”며“5년전 만해도 ‘좋은 이야기’정도로 받아들였는데 이제는 ‘내 이야기’라며 고개를 끄덕인다”고 말했다. 사회적 고민을 심리학적으로 진단하는 게 자신의 몫이라는 그는 “행복을 채워줄 수 있는 것은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그 대안이 무엇이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며 “사회로부터 소외돼 쓸쓸하다고 느끼기 전에 삶의 기쁨을 적극 추구하고 행동으로 옮겨라(Just Do It)”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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