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휴대폰/서비스업체가 대리점손실 보상(초가격파괴 현장)

◎1년의무사용조건 가입자당 60만원 확보한 셈/PCS출범 따른 광고비용 등 감안하면 “버틸만”「초 가격 파괴」시대가 열리고 있다. 무료로 주는 단말기, 정부기준 가격을 30원 가량 밑도는 휘발유가격, 5개월째 계속되는 자동차 장기무이자할부 판매 등. 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손실은 어떻게 보전하는가. 초가격 파괴 상황과 그것을 둘러싼 메카니즘을 살펴본다.<편집자주> 요즘 휴대폰 가격이 얼마인지 정확히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휴대폰을 만드는 제조업체는 물론이고 서비스 업체나 판매 대리점에서 조차 대충 알 정도다. 자고나면 달라지고 같은 시각에도 대리점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이같은 현상은 8월로 예정된 PCS(개인휴대통신)의 등장을 앞두고 시장선점을 노린 이동통신서비스 업체들이 가격인하 경쟁을 펴면서 더욱 심화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SCH­100S 모델. 지난해 6월 첫 출하당시 소비자가격이 80만원이었다. 이것이 지금은 28만원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대리점에 따라서는 25만원에 판매하는 곳도 있다. 불과 1년만에 50만원 이상이 하락한 것이다. 가격이 이 정도 하락했으면 제조업체나 서비스업체, 대리점 중 적어도 어느 한쪽은 손해를 봐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손해를 보는 사람은 없다고 말한다. 50만원이 사라졌는데도 손해를 보는 사람이 없는 「수수께끼」같은 일이 어떻게 가능할까. 이는 현재 휴대폰 유통체제의 독특한 구조가 가장 큰 이유다. 현재 휴대폰의 유통구조는 제조업체로 부터 유통업체(선경유통, 글로텔)가 구매해 서비스 업체들이 거느리고 있는 대리점에 공급하는 형태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그런데 대리점들은 유통업체로 부터는 제값을 주고 비싼 가격에 구매한 뒤 소비자에게는 싸게 판매한다. 그 차액은 서비스업체가 지원해 주고 있다. 시중의 단말기가격인하의 가장 큰 요인은 서비스업체의 이같은 지원 때문이다. 따라서 제조업체와 대리점은 손해를 보지 않고 있는 것이다. 그럼 서비스업체들은 왜 이런 보상을 하는 것일까.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서다. 더 나아가 대리점에 각종 장려금을 지급하고 있다. 가입자 1명당 5만원을 수수료명목으로 지원해 주고 있고 일정대수 이상 가입시킨 대리점에게는 일시불로 지원금도 준다. 일부 대리점이 자체적으로 가격을 인하해 판매하는 것은 이같은 장려금을 믿기 때문이다. 예컨데 퀄컴제품인 QCP­800의 경우 대리점은 유통업체로부터 49만8천3백원에 공급받아 13만5천원에 판매하고 있다. 차액인 36만3천3백원은 서비스 업체가 보전해 준다. 대리점은 서비스 업체들로 부터 받을 각종 장려금을 고려해 최고 10만원까지도 추가 할인해 판매하는 경우도 있다. 최근 일부 단말기가 단돈 1백원에 판매되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그러면 서비스업체는 고스란히 대리점에 지급하는 차액만큼 손해를 보는가. 그렇지 않다. 이들은 할인판매 조건으로 최소한 1년간은 자사의 서비스를 이용토록 하고 있는데 월평균 통신 요금이 4만원∼5만원 점을 감안하면 1년에 한가입자 당 약 60만원의 수입이 보장되는 셈이다. 물론 이 요금이 순익이 되지는 않겠지만 PCS 등 경쟁서비스 등장에 따른 광고비 등을 감안하면 충분히 버틸만한 수준이라는 것이 서비스 업체들의 주장이다. 한편 제조업체의 한 관계자는 『수출 계약시 현재 유통가격이 실제 가격인 것처럼 오해해 어려움이 많다』며 『유통질서 문란은 제조업체나 서비스업체 모두에게 결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일단 「전쟁」상태에 접어든 단말기가격 인하는 좀체 수그러들지 않을 기세다.<백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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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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