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부산시 장학재단 설립 '선심성 행정' 논란

매년 50억씩 총 300억원 기금 마련키로<br>시민단체 "시장 선거 의식한 정책" 비판


부산시가 거액을 출연해 관 주도의 장학재단 설립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장학재단 설립이 선거를 앞둔 선심선 행정이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 재정이 열악한 부산시가 지방선거를 코앞에 두고 거액의 장학금을 조성하는 것은 선거를 의식한 행정이라는 것. 특히 일부 기금의 경우 지역 업계를 중심으로 기금을 조성하도록 해 자칫 정ㆍ경유착으로 변질될 우려도 있다는 지적이다. 23일 부산시는 정부가 이달 초 시행에 들어간 학자금 대출제도가 대출이자 부담으로 문제화될 것으로 예상, 그에 따른 보전 방안으로 장학재단 설립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부산시는 2011~2015년 매년 50억원씩 모두 250억원, 재계 등 민간에서 자발적으로 매년 10억원씩 모두 50억원을 출연하는 등 총 300억원의 기금을 마련하기로 했다. 해당 기금은 고교생과 대학생 등 형편이 어려운 계층에 장학금으로 지급할 계획이다. 그러나 부산시의 이 같은 계획이 알려지자 지역 시민단체는 즉각 성명서를 내고 "재정자립도가 낮고 최근 지역 기초자지체가 예산 부족으로 은행대출까지 받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부산시에서 거액을 출연하는 장학재단 설립은 선거를 염두에 둔 선심성 행정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 시는 민간 기금 부분을 자발적 방식으로 조성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각종 인허가 및 감독 권한을 가진 시의 기금 조성에 지역 재계의 반강제적 참여도 배제할 수 없다. 부산시의회 행정문화교육위원 소속 안성민(영도1) 의원은 "장학재단 설립은 독려해야겠지만 기금 조성에 250억원이란 거액을 예산에서 배정하는 것은 문제"라면서 "더욱이 시 주도로 조성되는 기금 가운데 50억원 상당을 지역 재계를 통해 조성하겠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는 성명서를 통해 "부산시가 부산시교육청에 지원하는 예산은 한해 170억원으로 그 가운데 상당부분은 영어 원어민강사 초빙과 특목고 지원에 집중돼 초중고교생의 무상급식 지원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부산시장이 300억원의 장학재단을 만들겠다는 것은 공교육에 대한 진지한 이해 없이 자신의 선거대응 전략의 일환으로 선심성, 전시행정을 펼친 것으로 책임감 있는 교육정책을 펼쳐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부산시 관계자는 "학자금 대출제도가 시행됐지만 이자 부담이 커 향후 각종 문제가 불거질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면서 "보전 방안을 강구하던 중 장학재단 설립도 검토 중인 방안들 가운데 하나의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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