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초점] 경기 회복되고 있나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은 낙관하기 힘든 상태다. 최근 낙관론은 국내총생산(GDP)과 산업생산 증가율이 비교적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데 따른 것이나 투자와 고용이 회복의 신호를 보내주지 않고 있는 데다 실질소득도 감소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소득이 뒷받침되지 않는 소비는 지속될 수 없으며 투자가 없는 상태에서 생산은탄력을 받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 경기회복 긍정적인 신호 나온다 한국은행이 집계하는 GDP 통계는 확연한 경기회복을 보여줬다. 3.4분기 GDP 성장률은 4.4%로 2004년 3.4분기의 4.7% 이후 처음으로 4%대로 올라섰다. 전분기비 성장률은 1.8%로 2003년 4.4분기의 2.8% 이후 7분기만에 가장 높았다. 전분기비 성장률은 올해 1.4분기 0.4%에서 2.4분기 1.2%로 높아진데 이어 3.4분기에1.8%로 올라갔다. 특히 그동안 경기회복의 걸림돌로 지목됐던 민간소비가 작년 동기 대비로 4.0%늘어나 2002년 4.4분기(5.5%) 이후 11분기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통계청이 작성하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9월의 생산 증가율도 7.2%에 이르렀고 향후의 경기흐름을 미리 보여주는 선행종합지수는 5개월 연속 상승하는 등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다. 서비스업활동동향을 보면 10월 서비스업 생산은 작년 같은 달보다 5.4% 늘어나지난 8월(5.9%)에 이어 2개월 연속 5%대의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분기별로는 올해 3.4분기에 5.3% 증가해 지난 2002년 4.4분기(8.0%) 이후 11분기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 부정적인 신호도 많다 그러나 경기회복과는 반대 방향의 지표들도 상당히 많이 나오고 있다. 산업활동이 긍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지난 9월에 95.9로 외환위기 직후인 98년 11월의 94.9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추세적 규모 확대, 계절적 요인, 특수 요인 등을 제거해 경기사이클을 보여주는순환변동치의 9월치는 경기가 아직 방향전환을 하지 않았음을 나타냈다. 또 통계청의 가계수지동향에 따르면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전국가구 실질소득은지난 3.4분기에 0.2%가 줄었다. 한국은행이 작성하는 실질 국내총소득(GDI)도 3.4분기 0.2% 증가에 머물러 2000년 4.4분기(0.2%)와 함께 98년 4.4분기(-4.8%) 이후 가장 낮았다. 통계청이 집계하는 설비투자추계는 지난 8월에 0.7%가 줄어든데 이어 9월에도 2. 0%나 감소했다. 건설기성액은 9월에 3.8% 늘어나는데 머물러 위축신호를 보내고 있다. 건설경기는 8.31부동산대책으로 당분간 살아나기 어려울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 경기 회복 전망 엇갈려 경기 지표가 엇갈리는 것은 경기 회복 강도가 강하지 않고 양극화 현상이 심해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경기 회복의 온기가 아직 아랫목에서 맴돌 뿐 윗목으로 옮겨 가지 못해 대기업과 중소기업, 고소득층과 중산층.서민층의 지표에 차이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내년 경기가 회복될지 여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국내 기관들은 내년 성장률을 잠재성장률인 5%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외국계는 3%대 후반에서 4%대 초반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ABN암로, 모건스탠리, UBS는 3.1∼3.6%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신석하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수출 증가율이 안정적이고 소비도 어느 정도 회복돼 경기는 좋아지고 있다"고 분석하고 "내년에는 잠재성장률 수준인 5%안팎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상재 현대증권 경제조사팀장은 "설비투자 회복에 다소 시간이 걸리겠지만 내년에는 대기업의 기계류 투자와 중소기업의 운순장비 투자가 확산될 여지가 있어 올해보다는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스티브 마빈 도이체방크 주식부문 한국시장 리서치 책임자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내년에 한국경제가 위축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실질소득 감소, 서비스.제조업의 임금 하방 압력, 고용 부진, 금리인상 ,소비위축 등으로 인해 내년에 한국 경제의 위축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 전문가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주력해야" 전문가들은 아직은 불안한 경기 회복세가 다시 고개를 숙이기 전에 일자리 창출과 투자심리 회복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경제연구원 배상근 박사는 "체감지표와 실물지표의 격차는 결국 생산을 통한 성장과 소득이 괴리돼있기 때문"이라며 "일자리를 늘리고 고용의 질도 높여 소득이 늘어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선은 투자 능력이 있는 대기업들이 투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기업도시 등 논의만 분분한 정책들이 제대로 실행으로 옮겨지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LG경제연구원 신민영 연구위원은 "고용창출, 소득증가, 소비 등으로 연결되는선순환 구조를 안착시키기 위해서는 투자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들이 과거에는 경기 회복 초기에 투자해 경기 회복세를 이끌었다면외환위기이후에는 경기 상황을 확인한 뒤 투자하는 경향이 커졌다"며 "소비 회복세가 어느 정도 다져질 때까지 금리나 재정 등 측면에서 확장기조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대우증권 고유선 이코노미스트도 "성장률을 빨리 끌어올리기 보다는 안정적인회복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서는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고 경쟁력이 떨어지는 서비스업을 중장기적으로 발전시켜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