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회장님은 와인에 빠졌대요"

각별한 애정을 수입회사 설립등으로 잇달아 사업화<BR>이희상, 칠레산 '몬테스알파' 국내에 첫 소개<BR>강신호, 자신의 호 딴 수석무역 89년에 세워<BR>김영호, 세계 최고급 '로마네 꽁띠' 수입 판매



국내 와인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주요 와인 수입업체의 상당수는 모기업 회장이 와인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사업화해 눈길을 끌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불과 몇 년전까지만 해도 유명 와인 수입이 쉽지 않았던 국내 시장은 이들 와인 애호가의 ‘활약’ 덕분에 전세계 와이너리에서 인지도가 높아져 국내 와인시장은 지난해 3,000억원에 육박하는 규모로 급팽창하고 있다. 더욱이 최근 들어 소비자들이 단순한 상품보다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상품과 서비스를 선호하는 구매패턴으로 볼 때 이들 회장의 와인 애호는 기업 이미지에도 좋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한국ㆍ동아제분의 이희상 회장은 와인 전도사로 업계에 정평이 나 있다. 이 회장은 80년대 중반 미국 생활 시절부터 와인에 반해 97년에 와인 수입업체인 나라식품을 설립했다. 나라식품은 칠레산 와인 ‘몬테스 알파’를 국내에 널리 알린 것을 비롯 유수의 미국 와인을 보유하고 있다. 와인에 대한 이 회장의 열정은 프랑스에서도 알아줄 정도. 이 회장은 지난 2001년 메독 그라브, 2002년 생테밀리옹, 2003년 부르고뉴 지역 ‘콩프레리 데 슈발리에 뒤 타스트뱅’(Confrerie des Chevaliers du Tastevin)에서 각각 기사 작위를 받는 등 국내에서 유일하게 3개의 프랑스 와인 기사 작위를 갖고 있다. 특히 이 회장은 샤토 몬텔레나 와인의 거래를 트기 위해 다섯번이나 찾아가는 등 정성을 기울인 일화도 유명하다. 동아제약의 계열사인 수석무역은 강신호 회장의 호를 회사명으로 이용한 데서도 알 수 있듯이 강 회장의 애정이 묻어 있다. 강 회장은 독일 유학 시절부터 술에 관심이 많아 지난 89년 파라다이스 와인을 인수, 수석무역을 세웠으며 아들인 강문석 부회장이 대표를 맡고 있다. 수석무역은 지난해부터 와인 품목을 크게 늘렸으며 수입 국가도 프랑스 뿐 아니라 이탈리아, 스페인, 호주, 칠레 등지로 확대하고 있다. 세계 최고급 와인인 ‘로마네 꽁띠’를 수입하는 신동와인은 캐주얼 ‘지오다노’로 알려진 일신방직 김영호 회장의 관심 아래 세워진 와인 수입회사다. 지난 91년 일신방직의 자회사인 신동이 설립한 신동와인은 프랑스의 로마네꽁띠를 만드는 DRC를 비롯, 이탈리아 최고 와인 명가인 ‘안젤로 가야’, 스페인 최고 명문 와인인 ‘베가 시실리아’ 등 명품 와인을 독점 수입 공급하고 있다. 뉴욕에서 유학한 김회장은 당시부터 와인에 관심이 많았으며 현재도 미식가협회 한국지부 이사, 한국-이탈리아 협회장 등 예사롭지 않은 경력을 갖고 있다. 매일유업이 지난 2002년 설립한 ‘레뱅드매일’은 지난 1월 타계한 ‘한국 낙농업의 선구자’ 고 김복용 창업주의 숙원 사업이었다. 고 김회장을 비롯 장남인 김정완 사장도 와인 사업에 관심을 갖고 적극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치즈를 생산해온 매일유업은 치즈와 연계해 시너지 효과를 낼수 있을 것으로 기대, 현재 와인숍 ‘레뱅’을 3호점까지 열었다. 특히 레뱅드매일은 이탈리아 피에몬테의 알도 콘테르노, 루치아노 산드로네, 마르케 지방의 우마니 론끼 등 이탈리아 와인이 강하며 최근들어 미국 캘리포니아의 ‘델리카토’, 남부 프랑스, 칠레 등지에서도 수입을 늘리고 있다. 지난해 4월 ‘동원와인플러스’를 계열사로 편입시킨 동원그룹도 동원F&B의 박인구 부회장이 와인에 관심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의 매제로 산업자원부 관리 출신인 박부회장은 산자부 시절 벨기에 주재원 등으로 근무, 와인에 조예가 깊다. 동원의 와인 사업은 아직 걸음마 단계지만 프랑스 수출 1위 브랜드인 ‘JP쉐네’, 호주의 떠오르는 신데렐라 ‘다렌버그’, 칠레 유기농 와인의 선두주자 ‘코얌’ 등의 브랜드를 들여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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