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이는 지나치게 낙관적인 예측이다. 11월부터는 계절적 요인이 악화되는데다 정부의 잘못된 경제정책으로 경기마저 비틀거린다면 실업률은 다시 증가세로 돌아설 전망이다.◇일단 실업률은 고삐를 잡았다=9월 실업자수는 106만9,000명으로 전달에 비해 17만2,000명, 13.9%나 감소했다. 실업률도 전달의 5.7%에서 0.9%포인트나 떨어져 4.8%를 기록했다. IMF 이후 지난 3월에 15만7,000명 줄어든 것이 최고여서 9월 감소폭은 사상 최대라 할 수 있다.
실업자 감소와 함께 취업자수는 이보다 훨씬 많은 47만3,000명이나 늘었다. 비경제활동인구에 있던 사람들이 취업한 덕분이다. 9월 실업자 감소의 3대 요인 가운데 경기회복세와 계절적 요인은 10월에도 지속된다는 점에서 10월에도 상당폭의 실업률 감소가 예상된다.
◇연말에는 실업률이 다시 5%대로 올라간다=9월 실업률 4%대 진입은 경기회복과 함께 추석이라는 계절적 요인이 큰 힘을 보태준데 따른 것이다. 통계청도 실업자 감소 이유에 대해 경기회복 계절적 요인 추석특수 등의 요인을 들고 있지만 이 가운데 어느 요인이 많이 작용했는지를 가늠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추석 특수가 사라진 상태에서 계절적 요인이 악화되는 11월부터는 실업률이 다시 5%대로 올라갈 전망이다. 농한기라 할 수 있는 11월부터 2월까지는 농촌과 어촌 등의 일자리가 크게 줄아드는데다 건설 일감도 감소해 계절적으로 실업률이 올라가는 시기다.
11월부터 2월까지 동절기에는 일자리가 계속 줄어들기 때문에 10월에 100만명 이하로 진입했더라도 11월 이후에는 다시 100만명이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내년 이후도 안심못한다=내년 2월 대졸예정자중 상당수가 실업자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 올 하반기 기업들의 대졸 신입사원 모집이 지난해보다 활발해졌지만 한해 20만명이나 쏟아지는 대졸자들을 수용하기는 턱없이 부족하다.
물론 겨울방학중 아르바이트를 구하는 대학생들이 실업자로 잡혔다가 3월 개학부터는 학생(비경제활동인구) 신분으로 돌아가 실업률을 다소 낮추게 하나 미미한 수준이다.
여기에 잘나가던 경기마저 투신 구조조정과 대우채권 처리문제에 발목잡혀 회복속도가 늦춰지면 실업률은 급속하게 증가할 전망이다. 정부는 급속한 경기회복으로 실업자수가 크게 줄자 내년 실업예산을 대폭 삭감, 내년 경기가 나빠지면 또 한차례의 실업 홍역을 치룰 수 밖에 없게 된다.
◇경기호전이 지속돼도 IMF 이전 수준의 실업률은 힘들다=효율적인 경제정책으로 투신 구조조정과 대우채권 처리가 원만하게 이루어진다고 해도 실업률이 IMF 이전 수준인 2~3%대에 이르기는 힘들다.
외환 위기 이후 기업들이 구조조정에 나서며 기업들이 수익성 위주의 경영에 나서고 있다. 이로 인해 과거와 같이 위인설관(爲人設官)식의 자리만들기가 불가능해졌다.
통계청 김광섭(金光燮)사무관은 『실업률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기 위해서는 경제가 꾸준히 성장해야 한다』면서 『경제회복이 계속된다면 실업률이 안정적으로 4% 안팎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정재홍기자JJH@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