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면전 확산 가능성

이스라엘ㆍ레바논 사태가 중동전체로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UN 안전보장이사회가 14일(현지시간) 긴급 개최된다. 그러나 전날 이스라엘의 가자지구에 대한 ‘부적절한 무력 사용 중지’ 결의안이 미국의 비토로 무산된 바 있어 안보리 효과는 불투명한 실정이다. UN 안보리 이사국들이 카타르에 의해 제출된 결의안에 대해 투표하고 있다. 뉴욕=AP연합뉴스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무력 충돌이 중동 전면전 위기로 치닫고 있다. 이스라엘은 레바논의 육ㆍ해ㆍ공을 모두 봉쇄 한 상태에서 이틀째 전면 공격을 했으며, 레바논의 이슬람 시아파 민병조직인 헤즈볼라도 이에 대응해 로켓 공격을 했다. 이번 사태에 대해 이란ㆍ요르단ㆍ쿠웨이트 등 중동국가와 프랑스ㆍ러시아 등이 이스라엘을 비난하고 나섰지만, 미국은 이스라엘을 두둔해 국제사회가 둘로 나뉘면서 긴장을 더하고 있다. ◇이스라엘, 헤즈볼라 말살 작전= AP통신 등 주요 외신들은 14일(현지시간) 새벽 이스라엘이 최소한 미사일 7발을 발사, 레바논 베이루트 교외에 위치한 헤즈볼라 거점과 연료 탱크를 파괴했으며 보다 강력한 육ㆍ해상 봉쇄 작전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전날 이스라엘 군대는 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 국제공항에 대한 폭격으로 공항을 폐쇄시키고 레바논 영해를 차단했으며 주요 고속도로와 군사 기지를 공습하는 등 공격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에 레바논의 헤즈볼라는 보복 차원으로 이스라엘의 3대 도시인 하이파에 2발의 로켓 공격을 단행해 9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 같은 무력 충돌은 이스라엘이 지난 12일 헤즈볼라에 의해 납치된 이스라엘 병사 2명을 풀어달라며 레바논을 대대적으로 공습하면서 시작됐다. 다니 아얄론 주미 이스라엘 대사는 13일 기자회견에서 “지금 이스라엘은 전쟁 중이며 우리의 목표는 이번 전쟁에서 승리하는 것”이라며 “헤즈볼라가 완전히 공격 능력을 상실할 때까지 계속 공격할 것”이라고 말해 한층 강력한 공세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중동 전면전 확전 가능성= 이스라엘과 레바논 간의 갈등이 악화됨에 따라 국제 사회의 관심은 시리아와 이란이 추가 개입하면서 전쟁 양상이 중동 전체로 번져 나갈지 여부에 쏠려 있다. 독일을 방문 중인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헤즈볼라와 하마스는 평화의 진전을 원하지 않는 테러리스트”라고 비난하며 “시리아에도 책임을 따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과 이집트 주재 미국 대사를 지낸 에드워드 워커 중동연구소 회장은 “이스라엘의 행위에 대한 분명한 승인”이며 “시리아에는 베일에 가려진 위협을 가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헤즈볼라 지원을 트집 잡아 시리아를 공격할 경우 ‘강력한 보복’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시리아에 대한 공격을 곧 이슬람 세계 전체에 대한 공격과 동일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제 사회 중재 움직임 빨라져= 사태가 확대되는 것을 막기 위해 국제 사회가 기민하게 움직이고 있다. UN 안전보장이사회는 14일 이사국들을 소집해 레바논 정부가 요청한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 중지 요청을 검토하는 한편 이번 사태에 대한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미 미국 측이 전날 카타르가 제출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 중지 요청 결의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한 바 있어 논의가 순조롭게 진행될 지 불투명하다. 또 아랍권 22개국 모임인 아랍연맹(AL)도 15일 긴급회의를 열어 대책을 논의한다. ◇ 이스라엘·레바논 분쟁 일지 ▲12일: 헤즈볼라, 이스라엘 군인 2명 납치. 이스라엘ㆍ헤즈볼라 교전 발생. ▲13일: 이스라엘, 레바논 베이루트 국제공항과 헤즈볼라 거점 공습. ▲ 헤즈볼라, 이스라엘 도시 하이파 로켓 공격. ▲14일: 이스라엘, 레바논 남부 교외 추가 공격. UN 안보리 긴급 회동. ▲15일: 아랍연맹(AL) 긴급 회의 개최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