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공기업, 新기업가 정신으로 달린다] 예금보험공사

국민예금 '안심 도우미'役 톡톡

이승우 사장

예금보험공사는 최근 서울 청계천의 사옥 1층 로비를 시민 휴식 공간으로 만들어 개방했다. 이 공간은 커피점과 소파, PC 등을 설치해 누구나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예금의 수호자인 예보가 서민에게 조금이라도 다가설 수 있는 밑거름이 되기를 바란다고 예보는 전했다. 사진제공 =예보

1997년 외환 위기가 우리 국민에게 던져 준 가장 큰 교훈은 '금융회사도 망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국민들은 불안에 떨었고, 어느날 갑자기 닫혀진 금융회사의 철창 앞에서 발을 동동 굴렀다. 이 때 등장한 것이 예금보험공사였다. 예보는 이후 국민 예금의 '수호자'이자 '안심 도우미' 역할을 해 왔다.

예보의 기본적 설립 목적은 금융회사가 파산할 경우 예금의 지급을 보장해 예금자를 보호하고 금융제도의 안전성을 유지하기 위함이다. 은행이 부실징후를 보이면 많은 예금자들이 돈을 빼기 위해 은행으로 달려간다. 이른바 '뱅크런(Bank Run)'이다. 뱅크런이 일어나면 은행은 수많은 고객들의 지급요구에 응하지 못하고 유동성 위기에 처하게 된다. 이런 사태를 사전에 완벽하게 차단하는 소방수 역할을 하는 게 예보의 주임무다.

예보는 금융시스템의 안전성을 구축하는데도 일조하고 있다. 부실금융기관으로 인해 발생하는 금융시스템의 위기상황에 대처하는 위기감독 기구로서의 막중한 임무를 맡고 있는 것이다.


예보는 이를 위해 꾸준히 혁신역량 강화에 힘쓰고 있다. 특히 예금보험제도 선진화를 위한 숙원과제 해결에 역량을 쏟고 있다. 우선 기금 적립수준에 따라 예금보험료율을 조정해주는 목표기금제를 도입하는 데 성공했다. 이에 따라 은행 보험 증권업종의 보험료율을 내렸고 상호저축은행은 올렸다. 5년 후 차등보험료 제도를 도입할 수 있는 법령개정도 이끌어냈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가입러시를 이룰 것으로 보이는 퇴직연금을 예금보험 대상으로 새로 포함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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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확정기여형(DC) 퇴직연금과 개인퇴직계좌(IRA)의 적립금이 정기예금이나 원금보장형 보험상품 등으로 운용될 경우 예금보험 대상으로 인정되도록 했다.

금융권의 최대 관심사로 10년 넘게 끌어온 우리금융 민영화 작업에 큰 진전을 이룬데도 예보의 숨은 공이 있었다. 금융위기로 국제금융시장 상황이 어려웠음에도 우리금융 지분 7%를 블록세일 방식으로 전량 매각하는 데 성공했다.

예금보험기금의 운용을 다각화해 수익성을 제고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또 다른 금융위기 발발시 대형 금융회사가 부실화할 경우에 대비해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을 마련하는 작업에도 착수할 방침이다. 각종 위험이 뒤섞인 새로운 복합금융상품에 대해서도 예금보호 대상 여부를 판별하는 데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기로 했다. 이와 함께 지난해 시행된 자본시장통합법에 발맞춰 예금보호 관련 제도 개선이 요구되는 분야에 대해 전반적인 검토와 개선을 추진할 방침이다.

하지만 공적자금 투입에 직접적인 원인이 됐던 부실책임자에 대해서는 끝까지 추적해 책임을 묻을 계획이다. 부실책임조사 경험이 있는 직원들이 퇴직을 하더라도 예보의 조사능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내근 직원들에게 현장조사 경험을 만들어줄 방침이다.

예보는 올해 달성해야 할 전략과제로 다섯 가지를 꼽고 있다. 안정적인 기금관리 체계 구축을 비롯해 ▦시장친화적 리스크 상시감시 ▦금융회사 부실의 적시정리 ▦엄정한 부실책임 추궁 ▦조직역량 강화 등이다. 평생을 소박하게 살아온 서민들이 한 푼 두 푼 모아 놓은 쌈짓돈이 날라가지 않도록 하는 것, 예보의 모든 과제는 이런 철학과 맞닿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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