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동의보감] 질병과 문명

평정심 유지땐 건강도 회복

인류문명을 진전시키는 데는 전쟁과 질병의 역할이 컸다. 페스트와 말라리아 발진티푸스 같은 질병은 중세부터 근대까지 유럽역사의 중요한 전쟁과 혁명 등의 시기에 등장하여 흐름을 바꿔놓기도 했다. 반면 질병의 유형역시 인간의 생활문화와 밀접한 관련을 갖고 있는데 폐쇄적인 사회에서는 그로 인한 질병과 정신 질환들이 등장하고, 개방적인 사회에서는 또 그로 인한 질병들이 등장했다. 가령 예전 같으면 한 지역에서 나타났다가 소멸할만한 조류독감 같은 질병이 순식간에 세계 여러 나라로 번져나갈 수 있었던 것은 비행기가 빈번히 왕래하는 현대 문명이 초래한 특수한 현상이다. 옛날처럼 사람들이 웬만해서는 나고 자란 고장을 멀리 벗어나지 않던 시대에는 장티푸스 같은 전염병이 발생할 때 그 고을에 대한 외지인 출입을 금지하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질병이 확산을 막는 것이 가능했지만 지금은 그보다 훨씬 더 넓은 범위에 대하여 예방책을 세우지 않으면 안 되는 시대이다. 현대인들에게는 ‘현대병’이라 불리는 새로운 종류의 질병들이 유행하고 있다. 주로 영양과잉에서 오는 비만 고지혈증 혈관계 질환 등 성인병들과 지나친 경쟁 스트레스에서 오는 정신적 질환들이 대표적이다. 공기오염과 수질오염, 물 부족으로 인한 호흡기계 순환기 질환도 늘고 있다. 인터넷과 인공식품의 발달은 새로운 신체 증상의 증후군들을 만들어낸다. 이러한 현상에서 얻는 교훈은 무얼까. 무엇보다 인간이 가장 자연스런 시절의 본연의 모습을 회복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점이다. 요즘도 건강을 생각하는 사람들은 자연식에 가까운 식습관을 회복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다. 아무리 기계문명의 발달로 생활이 편리해졌다고 하지만 옛날 사람처럼 스스로 걷고 짊어지는 운동을 고안해서 즐기며, 등산 자체를 취미로 삼아 산에 오른다. 인간은 필요에 의해 기계문명을 발달시키고 있지만 그 문명에 압도되어 인간성이나 건강을 모두 잃는다면 차라리 원시시대보다 불행해질 수 있다. 첨단문명이 꽃을 피운 21세기에 들어서서 자연으로부터 건강을 되찾을 수 있다는 깨달음이 확산되고 있는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 운동이나 식품 같은 가시적인 건강법 외에도 마음과 정신이 너무 억압되거나 쫓기지 않던 원시적과 같은 평정의 상태를 느낄 수 있도록 자주 노력한다면 정신적 건강 또한 얼마든지 회복해갈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가는 것만이 발전은 아니다. 이은주ㆍ서울 강남구 역삼동 대화당한의원장ㆍdaehwad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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