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루카셴코 "부정선거 주장 용납못해"

당선후 첫 기자회견… 선거결과 놓고 러-EU 평가 대립

지난 19일 선거를 통해 3기 연임에 성공한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로루시 대통령은 야당의 재선거 요구는 수용할 수 없다는의사를 밝혔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20일 중앙선관위의 당선 발표가 있은뒤 민스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그들(야당)이 재선거를 하고 싶다면 그냥 하도록 내버려두라"면서 "난 여기에 어떠한 대응도 하지 않을 것이고 중앙선관위에 대해서만 반응하면 된다"고 밝혔다. 그는 야당 통합후보로 나선 알렉산드르 밀린케비치가 부정 선거를 주장한데 대해 "그는 외국으로부터 자신이 승리자라고 재빨리 발표하라는 요구를 듣고 그렇게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2004년 우크라이나 '오렌지혁명'에 대해서도 우크라이나 민중이 원한것이 아니라 외국이 개입해 발생한 것일뿐이라는 견해를 피력하기도 했다. 그는 "오렌지혁명은 우크라이나 및 우크라이나 국민들과는 관련이 없다"면서 "난 우크라이나 혁명 과정에 대해 다른 견해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에 대해 다음주 있을 우크라이나 총선이 입증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는 26일 예정된 총선에서는 오렌지혁명으로 물러났던 빅토르 야누코비치 전총리가 이끄는 '지역당'이 여당을 크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특히 미국 등 서구가 선거 결과를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는예상에 대해 "우리는 오랫동안 국제적인 고립 상태로 살아온 만큼 (외국 대응에) 더이상 놀라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또 "미국은 이번 선거가 벨로루시 국민의 의지와 결정이라는 것을 알아야한다"면서 "미국이 벨로루시 국민을 존중한다면 그들의 정책을 바꿔야 하고 난 그들이 주장하는 고립이 더 이상 두렵지 않다"고 강조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이번 선거는 벨로루시 국민들의 의지를 잘담아낸 것으로 보편적 기준에 맞게 치러진 만큼 선거의 합법성을 더이상 의심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독립국가연합(CIS) 선거감시단 대표로 참가한 블라디미르 루샤일로 CIS 사무총장도 민스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공정하고 투명한 원칙에 따라 선거가 치러졌다"고 평가했다. 그는 벨로루시 당국이 국제 모니터링에 필요한 법적, 기술적인 요건들을 잘 갖췄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서구 진영은 부정선거를 거론하며 벨로루시에 대한 제재 움직임도 나오고 있다. 베니타 페레로-발트너 EU 대외관계 담당집행위원은 이날 "지금까지 정황으로 보건대, (벨로루시에 대해) 어떠한 행동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연합(EU) 지도자들이 부정선거가 치러질 경우 강화된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반복적으로 경고해왔다고 덧붙였다.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선거감시단의 알시 해스팅스 특별조정관은 "자유와 공정성 측면에서 국제기준에 부합하지 못한다"면서 "현 대통령이 권위를 이용해 자유로운 공정선거를 치르지 못하도록 방해했다"고 지적했다. 밀린케비치도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선거가 부정으로 얼룩졌다고 비판하면서 지난 2004년 10월 국민투표를 통해 루카셴코가 3번째 대선에 출마하도록 한 것부터 잘못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19일에 이어 20일에도 민스크 시내 광장에서 또한차례 평화적인 시위를 갖자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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