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한국과학자 '사이언스 전망'에 첫 논문

이화여대 이서구 석좌교수, 활성산소 연구전망 발표

세계 3대 과학저널인 사이언스의 가장 중요한 섹션인 '사이언스 전망(Science Perspectives)'을 우리나라 과학자가 직접 집필, 한국 과학계의 국제적 위상을 크게 높였다. 13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이서구(63) 이화여대 석좌교수는 사이언스 전망 집필자로 선정돼 사이언스 6월30일자에서 '과산화수소:신호전달에 사용되는 필요악'(H₂O₂: A Necessary Evil For Cell Signaling)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했다. 한국인 과학자가 사이언스 전망란을 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이언스 전망란은 현재 가장 빨리 진전되고 있는 연구분야 중에서 하나를 골라그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과학자가 맡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교수가 이번에 사이언스 전망란을 맡은 것은 황우석 교수의 논문조작 사건으로 실추된 한국 과학계의 위상을 단 번에 회복시켜 놓은 쾌거로 과학기술계는 받아 들이고 있다. 이 교수는 이번 사이언스 전망란에 발표한 논문에서 "위험하지만 꼭 필요한 활성산소는 외부 신호가 오면 꼭 필요로 하는 장소와 적당한 시간에 생성돼 전달 대상에게 신호를 전달하고 소멸돼야 하는 것"이라고 밝히고 지금까지의 연구를 요약한 뒤 "앞으로 이 분야에 대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성장 호르몬에 의한 활성산소가 생체에 피해만 일으키는 독성 물질이아니고 세포 신호전달에 필요한 매개체로 활용된다는 점을 규명, 국제 과학계의 주목을 받아왔다. 그는 1980년 활성산소를 없애는 효소인 '퍼옥시레독신(Prx)'을 발견했으며 Prx가 활성산소의 양을 조절해 독성을 제거함과 동시에 세포내 신호전달을 하는 역할을수행한다는 점을 밝혀내고 2003년 사이언스, 2005년 네이처에 관련 논문을 발표했다. 이 교수의 활성산소와 Prx에 관련된 논문은 피인용 횟수가 지금까지 4천500번에 이를 정도로 국제 과학계에서 인정을 받고 있다. 통상 피인용 횟수가 5천번 이상이면 노벨상 후보에 오르는 것으로 과학계는 보고 있다. 특히 이 교수는 미국 국립보건원(NIH)에서 32년 동안 연구하면서 300여편의 논문을 발표했으며 이 중에서 세계 3대 저널인 사이언스에 9편, 네이처에 4편, 셀에 6편을 발표한 것을 비롯해 유명 저널에 실린 논문만도 모두 145편에 이른다. 이 교수는 1996년 미국 연방정부가 생명과학자 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시니어 바이오메디컬 서비스' 인사제도를 도입했을 때 처음으로 선발된 10여명의 과학자 중에 포함되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영구귀국, 현재 이화여대 석좌교수로 재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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