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8월 26일] 현장에서 상생협력 챙기는 재계 총수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상생협력이 새로운 기업풍토로 자리잡고 있는 가운데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협력업체 방문을 통해 상생을 직접 챙기고 나서 관심을 모은다. 김 회장은 지난 24일 인천 남동공단 내 협력업체 두 곳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들 업체가 겪고 있는 자금난 해소와 납품단가 조정 등에 대한 요청을 받고 즉각 수용함으로써 '통 큰 상생협력'을 실천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회장의 이 같은 행보가 주목되는 것은 대기업 총수로서 상생협력을 위해 직접 협력업체를 방문하고 애로사항 해결에 나선 것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상당수 대기업들이 다양한 형태의 상생협력 방안을 마련해 추진하고 있다. 대규모 상생펀드 조성과 함께 납품단가를 둘러싼 마찰을 줄이기 위해 심지어 주요 원자재를 직접 구매해 제공하는 등의 여러 가지 계획들을 잇따라 내놓고 있어 제대로 실천될 경우 대기업과 중소 협력업체 간의 양극화를 해소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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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지 걱정은 이 같은 상생 노력이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지 않고 상시적인 풍토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점이다. 대기업이 주도하는 상생 프로그림이 장기적으로 뿌리 내리기 위해서는 대기업 총수가 직접 관심을 갖고 챙겨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엄밀해 말해 협력업체에 대한 납품단가 인상 등을 통한 협력업체 지원은 장기적으로 보면 대기업의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되는 것이 사실이지만 단기적으로는 대기업의 수익성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는 상생협력이 정착되기 위해서는 이 같은 대기업의 수익성 악화 등의 문제를 감내할 의지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상생협력에서 대기업 총수의 관심과 역할이 중요할 수밖에 없는 것은 수익성과 이익금의 처분 등 주요 경영사항에 대한 결정권을 쥐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최고경영자(CEO)가 중요성을 인식하고 실천할 의지가 없으면 상생협력이 뿌리 내리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협력업체를 직접 찾아가 실태를 확인하고 요구사항 등에 대해 과감하게 결정을 내려주는 김 회장의 '상생경영'이 돋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김 회장은 "협력업체는 단순한 하도급 업체가 아닌 가족이고 동반자"라고 강조함으로써 그룹 전반에 상생문화를 정착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상생을 직접 챙기는 총수가 많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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