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연기금, 주가급락 주범?

스위칭 매매로 10거래일 연속 6,500억 '팔자'에 불만고조<br>일부선 "무조건 비난해선 안돼" 주장도


연기금이 최근 10거래일 연속 6,500억원이 넘는 주식을 순매도하면서 최근 주가 급등락에 따른 변동성 확대의 ‘주범’이라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연기금이 코스피200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펀드’ 형태로 운용하는 자금이 현물과 선물의 교체매매(스위칭)를 일삼으면서 하락장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인덱스 펀드의 성격상 베이시스(선물과 현물간 가격차이) 변화에 따라 스위칭 매매를 하는 것은 당연하며, 연기금 전체 자산 중 인덱스펀드로 운용하는 자금이 3조원에 불과한 만큼 무조건 부정적으로 비판해서는 안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연기금이 투신보다 더 팔았다= 연기금은 증시 조정 초기인 지난 20일 이후부터 10거래일 연속으로 주식을 순매도했다. 이 기간 누적 순매도 금액은 6,558억원. 같은 기간 투신권이 내다 팔은 2,755억원의 세 배에 달한다. 이에 따라 프로그램 매도차익잔고도 연일 급증하면서 1조7,000억원을 넘어섰다. 증시 전문가들은 연기금 매도물량의 대부분이 인덱스펀드의 ‘스위칭 매매’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스위칭’은 현물(코스피200)과 선물 중 싼 것을 사고 비싼 것을 팔아 차익을 올리는 매매기법이다. 최근에는 선물 저평가 현상이 두드러졌기 때문에 연기금은 코스피200선물을 사고 코스피200지수를 추종하는 주식 바스켓을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전판 역할 외면인가, 당연한 현상인가= 이 같은 연기금의 스위칭 매매를 바라보는 증시 참여자들의 시각은 엇갈리고 있다. 한쪽에서는 “수익을 올리는 것도 좋지만 증시의 안전판 역할도 연기금이 해야 할 일인데 이를 무시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에 반해 “원래 인덱스펀드라는 것이 선ㆍ현물간 가격차이가 조금이라도 나면 스위칭 매매를 통해 수익을 추구하도록 설계된 것인데 장이 하락한다고 무조건 비난해서는 안된다”는 주장도 있다. 한 증권사의 선물 담당 애널리스트는 “연기금 인덱스펀드 자금의 80% 가량이 투자자문사나 투신사에 아웃소싱 형태로 운용되고 있는데 이 경우 매년 수익률 평가를 받기 때문에 스위칭 매매를 빈번하게 할 수 밖에 없다”면서 “따라서 이들에게 증시 안전판 역할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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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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