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국민과 기업이 금융기관에 예치하지 않고 현찰로 자체 보유하고 있는 '장롱 예금'이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과 맞먹는 82조엔(1,10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31일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일본은행(BOJ) 집계 결과 일본의 가계 및 기업 보유 현금 총액은 82조3,143억엔으로 지난 2009년 말 대비 1.7% 증가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추정한 우리나라 올해 명목 GDP 1,104조원과 비슷한 규모다.
일본의 장롱 예금은 2009년 감소세를 보였으나 올 들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신문은 "초저금리가 장기화함에 따라 가계와 기업이 현금을 금융기관에 맡기지 않고 자체 보관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가계와 기업뿐만 아니라 금융기관에도 많은 돈이 쌓여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신문은 "시중 은행 등 금융기관의 당좌예금 잔액은 22조6,500억엔(303조8,200억원)으로 2005년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며 "BOJ가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기 위해 유동성을 늘리고 있으나 기업들의 차입 의욕은 부족해 금융기관의 보유자금이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