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7월 17일] '신토불이'는 유행가 제목만이 아니다

“신토불이(身土不二)”는 유행가 제목만이 아니다 김춘래< 농협안성교육원 교수> 요즘 쌀값 문제가 농업분야에서 최대의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의 다양한 정책에도 불구하고 쌀값이 좀처럼 안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쌀소비량의 급격한 감소가 주된 원인이 아닌가 생각되어 진다. 통계에 의하면 2003년 1인당 쌀 소비량은 83.2kg이였던 것이 2006년에 처음으로 70kg대로 떨어져 78.8kg, 지난해에는 74kg까지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다. 이렇게 급속히 떨어지는 쌀소비 추세에는 백약이 무효가 될 수 있다. 갈수록 불확실하게 다가오는 세계정세 속에서 쌀만이라도 국가 안보차원에서 꼭 지켜야 한다는 것은 더 이상 강조가 필요 없다. 여러 문제로 쌀 생산을 줄이기 어렵다면 쌀 소비를 늘려야만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쌀 소비를 늘려야 할까? 요즘 뜨고 있는 쌀막걸리 등 쌀로 만드는 제품생산 확대 등 여러 방법들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의 입맛을 되돌리지 않고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된다. 필자는 유행가 제목에도 있는 "신토불이"란 단어에서 일말의 답을 찾고 싶다. 신토불이란 몸과 땅은 둘이 아니고 하나라는 뜻으로, 자기가 사는 땅에서 산출한 농산물이라야 체질에 잘 맞음을 이르는 말이다. 밀은 추운 겨울을 지내야 봄에 열매가 맺는다. 대표적인 호냉성작물(好冷性作物)이다. 반면 쌀은 호온성작물(好溫性作物)이다. 무더운 여름을 겪어야 시원한 가을에 열매를 맺는다. 유럽사람들은 추운 겨울을 지내야 열매가 맺는 밀을 주식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생활 문화도 우리와 다르다. 그들은 침대생활을 하고 있으며 심지어 출산 후에도 바로 샤워가 가능 하다고 한다. 반면 호온성인 쌀을 주식으로 해온 우리민족은 펄펄 끓는 온돌방을 좋아 한다. 출산 후에도 일정 기간의 산후조리가 필요하다. 몸을 따뜻하게 해주고 찬 공기를 멀리 한다. 산후조리는 쌀을 주식으로 하는 일본과 우리나라에만 있다고 한다. 이렇게 우리는 체질적으로 다르게 태어난 것이다. 그런 요즘 아이들은 어떤가! 밥 보다는 햄버거 떡 보다는 케익이나 빵을 더 좋아 한다.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체질은 "온" 체질인데 먹는 음식은 "냉"음식을 더 좋아하다는 것이다. 뭔가 맞지 않는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가? 따라서 역시 우리 몸에는 쌀이 제격이다. '밥이 보약'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밥뿐만이 아니다. 우리나라 땅에서 나는 재료로 만든 모든 '신토불이 음식들'은 보약처럼 건강에 이롭다고 알려져 있다.우리가 밥을 먹어야 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 밥을 억지로 한 끼에 두 세 그릇 더 먹자는 얘기가 아니다. 우리 체질에 맞는 밥을 우리 식단에 다시 돌려놓자는 것이다. 간단하지만 아침밥부터 챙겨 먹는 습관이 자라나는 새싹들의 건강도 챙기고 농업인들의 시름도 덜어 주는 1석 2조의 효과가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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