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OPEC석유장관회담] 유가 감산협정유지 예상

특히 주요 원유 소비지역인 유럽연합과 아시아가 고유가로 경제 회복세에 적지 않은 타격을 입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도이체 방크는 『고유가가 최근과 같은 추세로 1년만 지속되면 유럽 전체 소비자 물가지수가 1% 오르는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한뒤 『고유가에 따른 인플레 가능성에 대해 유럽 각국이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는 최근 배럴당 25달러에 육박, 올해 들어 2배 이상 오른 상태다.국제경제 전문가들은 유가가 28~30달러선까지 오를 경우 아시아 경제의 회복세가 주춤해질 수 밖에 없다며 이는 대폭적인 원유수요 감소로 이어져 유가 폭락의 빌미가 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산유국들의 입장=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카타르 등 4개 OPEC 회원국이 포함된 걸프협력회의(GCC) 6개 회원국 석유장관들은 지난 주말 유가안정을 위해 감산 협정을 계속 지속해야 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원유 수입국들의 비축량이 여전히 많고 유가를 현재와 같은 수준으로 안정시키기 위해 감산합의를 적어도 내년 3월말까지는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UAE의 석유장관은 『세계 원유 재고가 2년 전보다 높은 수준이며 금년도 평균 유가도 지난 97년의 배럴당 18.68달러, 지난해의 20.29달러에 비해 훨씬 낮은 15달러 수준』이라고 말해 당분간 고유가를 유지해 나갈 것임을 시사했다. 일각에서는 걸프전 당시의 40달러대, 심지어는 이란 이슬람혁명시기인 79년의 55달러까지 치솟길 기대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지난 14일 베네수엘라의 휴고 차베스 대통령이 『최근의 유가 수준에 만족한다. 더이상의 가격상승은 원하지 않는다』고 밝혀 파문을 일으켰다. 집권후 의회해산 등 독재적 양상을 보인 차베스가 미국 등 서방으로부터 경제제재 압박을 받으면서 원유생산 확대의 유혹을 강하게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석유 수입국과 전문가들의 반응= 대부분의 수입국들과 원유 전문가들이 지지하고 있는 유가 적정선은 당초 산유국들이 목표로 삼았던 배럴당 17~21달러다. 세계적인 원유 전문가인 필립 베를저는 이코노미스트와의 인터뷰에서 『투기 펀드들이 시세 차익을 노리고 사들인 원유량만 무려 5억배럴』이라며 『이는 유가에 배럴당 6달러이상의 거품을 조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결국 고유가의 혜택을 생산국보다 투기자들이 누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74년 오일 쇼크 발생후 OPEC에 대항하기 위해 설립된 단체인 국제에너지기구(IEA) 로버트 프리들 의장은 『지나친 고유가는 산유국에 자멸을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가 폭등이 선진국, 신흥시장 국가들의 경제를 얼어붇게 만들어 수요가 줄고 이는 결국 산유국 경제에도 영향을 미치는 등 세계 경제가 파국으로 치닫을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최인철기자MICHEL@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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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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