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월요초대석] 박태영 산업자원부장관

『일본인들 사이에 한국투자붐을 조성한 것이 가장 큰 성과입니다. 동남아지역 투자에 실패해 엄청난 손실을 본 일본 기업인들에게 한국이 지리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최적의 투자처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지난주 대규모 투자유치단을 이끌고 일본을 찾은 박태영(朴泰榮) 산업자원부장관은 두차례의 투자설명회를 통해 현지 기업인들 사이에 한국투자붐을 조성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朴장관은 특히 『김대중(金大中)대통령 주도로 이루어지고 있는 각 부문 개혁작업에 대해 일본 기업인들이 대단한 관심과 호응을 보였다』며 『대통령 방일일정에 맞춰 투자유치설명회를 개최한 것이 여러모로 시너지효과를 가져온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최근의 엔화 강세에 대해 『한국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며 『엔고에 따라 회복된 가격경쟁력을 최대한 활용, 막바지 수출 증진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9일 오사카시 뉴오타니호텔에서 열린 현지 투자설명회에 참석한 朴장관을 만나 이번 투자유치단의 성과와 향후 산업정책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이번 투자유치사절단의 성과는. ▲도쿄와 오사카에서 열린 두차례 투자설명회에 예상보다 많은 1,200여명의 현지 기업인들이 참석, 성황을 이뤘다. 이같은 호응에 힘입어 이틀간의 투자설명회에서 모두 361건, 26억7,500만달러 규모의 투자상담이 이루어졌으며 이 가운데 9건, 8억9,300만달러는 사실상 국내 투자가 확정됐다. 그동안 한국투자에 소극적이었던 일본기업의 특성에 비추어 결코 적지 않은 액수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성과는 이번 투자유치설명회를 통해 일본기업가들 사이에 「한국은 곧 투자요충지」라는 인식을 심어주었다는 사실이다. 동남아 등지에 투자했다가 엄청난 손해를 본 일본 기업인들에게 「한국이 지리적으로나 경제적으로 가장 적합한 투자대상」이라는 점을 설명했고 많은 현지인들이 이에 동의했다. 한마디로 일본기업의 한국투자붐을 조성하는데 성공했다고 할 수 있다. -한·일 정상회담에서 양국간 산업문화교류제 및 투자촉진협의회 구성에 합의했는데 앞으로의 추진계획은. ▲일본 기업들은 그동안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비용절약형 투자에 주력해왔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기술과 제조능력, 생산성 등이 복합된 경쟁력있는 투자가 이루어져야만 한다. 이같은 관점에서 한국은 일본의 최적격 투자대상이라 할 수 있으며 일본도 한국과의 협력 필요성을 실감하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 양국 통상장관을 단장으로 하는 별도의 투자촉진협의회를 구성, 보다 구체적이고 실무적인 논의를 전개해 나갈 계획이다. 이밖에 한·일 정상회담에서 金대통령이 새로운 파트너쉽의 정립을 선언한 것과 관련, 양국 국민의 공감대를 넓힐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될 예정이다. 특히 2000년부터 3년간 양국 대도시에서 동시개최 방식으로 진행되는 산업문화교류제가 대표적인 케이스다. 각종 제품을 전시하는 물산박람회와 문화교류 확대를 위한 공연 및 행사가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는 두나라 국민간의 이질감을 해소하는 한편 정서적으로나 지리적으로 가장 가까운 나라라는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한 것이다. WTO체제의 무한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한·일간 협력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엔화가 강세로 돌아섰는데 우리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가. ▲엔화 강세는 결국 우리 경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출상품의 절반이상이 일본과 경쟁하고 있는 상황에서 엔화강세는 우리에게 불리한 부분보다는 유리한 측면이 더 많기 때문이다. 산업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엔화 환율이 10% 하락할 경우 우리 수출은 연간 84억달러나 늘어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의 엔화강세 현상은 일본경제의 회생가능성 증가와 미국경제의 펀더멘털 악화라는 두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점에서 당분간 이같은 강세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특히 헤지펀드들이 시장여건이 불투명한 미국과 남미시장에서 달러를 대거 매도하고 엔화매수에 나서고 있는 것도 이같은 흐름을 부채질하고 있다. 우리로서는 엔고에 따라 수출가격 경쟁력이 되살아난 만큼 이 기회를 놓쳐서는 안될 것이다. 막바지 수출총력제체에 나서 연말 무역수지 목표 달성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5대 그룹이 발표한 구조조정방안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가 많은데. ▲재계가 지난주 발표한 구조조정 방안은 솔직히 정부가 기대했던 수준에 크게 못미치는게 사실이다. 철도차량과 발전설비의 경우 당초 재계가 발표했던 자율구조조정 방안과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으며, 석유화학과 항공기 분야는 외국인투자자의 경영참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또 반도체의 경우 LG와 현대가 7대3의 비율로 책임경영주체를 선정키로 합의했지만 실제 이같은 합의사항이 제대로 지켜질지 의문이다. 5대 그룹 구조조정은 앞으로 은행 책임하에 재무구조개선약정을 체결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것이다. 채권 금융기관이 주도하고 있는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의 일환으로 향후 구조조정이 추진될 것이라는 얘기다. 이에 따라 전망이 불투명한 부실기업의 추가퇴출이 불가피하며, 회생가능한 기업에 대해서는 엄격한 자구계획을 전제로 채권 금융기관이 출자전환이나 부채상환조건 조정 등 지원책을 강구하게 될 것이다. -기아자동차 처리는 어떻게 되나. ▲3차 입찰이 또다시 유찰되지 않도록 지원하겠다. 정부로서는 기아가 새로운 주인을 맞아 하루라도 빨리 경영을 정상화되도록 유도하는데 관심을 갖고 있다. 누가 기아를 인수하느냐 하는 것은 부차적인 문제로 정부가 관심을 가질 사안이 아니다. -일본 내부에서 한일간 자유무역지대를 설치하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데. ▲아직 구체적으로 논의된 내용은 없다. 주한 일본대사가 이같은 주장을 건의한 것으로 아는데 아직 검증된 바 없다. 좀더 시간을 두고 신중하게 검토해야 할 것이다.【오사카 = 이종석 기자】 <<영*화 '네고시에이터' 무/료/시/사/회 1,000명 초대(호암아트홀) 텔콤 ☎700-9001(77번코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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