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삼미그룹 기사회생 “희망적”/포철과 어제 봉강사업부문매각 가계약

◎적자주범 제거 이득높은 「강판」만 남아삼미그룹이 포항제철에 창원공장의 봉강사업 부문을 매각키로 하고 17일 가계약을 체결하면서 이 회사의 회생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미그룹 관계자는 『그동안 적자요인이 됐던 봉강사업을 매각하고 나면 채산성 높은 강판부문만 남아 삼미가 「알토란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미의 강판사업은 그동안 이 회사에 이익을 안겨준 유일한 부문이었다. 매출규모는 5천억원. 반면 봉강부문은 수요산업의 불황으로 지난 93년 8백95억원의 적자를 낸데 이어 94년 6백85억원, 95년 3백94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삼미특수강의 부채를 1조원에 이르게 한 주범이었다. 다른 계열사들도 삼미특수강의 사업부진으로 빚더미에 올라섰다. 삼미그룹이 떠안고 있는 부채는 1조5천억∼1조6천억원 수준. 하지만 이 회사가 창원 봉강공장 매각협상을 통해 포철과 합의한 금액은 7천1백94억원(기술료 1천억원 포함)에 불과하다. 앞으로 북미법인 매각과 기술료 정산을 통해 포철로부터 추가대금을 받아낼 것으로 보이지만 자산평가를 둘러싼 양측간의 이견이 워낙 커 진통이 예상된다. 결국 삼미가 봉강사업과 북미법인을 매각해도 부채를 다 갚기에는 충분치 않은 형편이다. 게다가 강판시장도 삼미의 주장처럼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삼미 관계자는 『강판에서 가장 중요한 표면처리기술 등에 있어 최고의 수준이기 때문에 수익성이 충분하다』고 밝히고 있으나 연산 16만톤의 스테인리스 강판을 생산하고 있는 인천제철 관계자는 『국내 시장여건이 품질보다는 가격을 위주로 형성되어 있다』고 이런 「희망」을 반박하고 있다. 삼미는 지난 54년 고 김두식 회장이 대일기업(목재업)이란 상호로 설립한 뒤 68년 한국종합특수강과 삼양특강을 합친 삼미특수강을 통해 철강사업에 진출, 이를 발판으로 87∼89년 재계 17위까지 오르는 등 전성기를 누렸던 회사. 그러나 창업 반세기가 채 못돼 주력사업 일부를 매각할 수 밖에 없는 어려움에 처하게 됐다. 삼미는 이번 매각으로 그룹외형이 1조7천억원에서 1조2천억원 정도로 줄어들게 됐으며 재계서열도 25위에서 30위권 밖으로 밀려나게 됐다. 삼미특수강의 지난해 매출은 8천5백50억원으로 그룹 전체매출의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한편 삼미는 지난해 4월 삼미금속에 삼미유통 및 대한철광개발을 통폐합, 3개 계열사를 하나로 합병하는 등 자구노력을 했으며 현재 ▲(주)삼미 ▲종합특수강 ▲금속 ▲기술산업 ▲화인세라믹 ▲전산 등 6개의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한상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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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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