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기아 사상최대 감원 초읽기/임직원들 회사위기·해고불안 어떡하나

◎급여·비용지출 중단 정상적 직장생활 못해/“그래도 포기할수 없다” 휴가반납 등 자구노력기아그룹은 다음주부터 본격적인 자구활동에 들어간다. 채권은행단의 요구에 따른 것이다. 우선 임원줄이기부터 시작된다. 기아는 오는 30일 채권단회의에 맞춰 그룹 전체 이사급이상 임원(현재 2백42명) 가운데 1백여명 이상을 퇴진시킨다는 방침은 정해놓았다. 임원들에게 있어 다음주 월요일은 「블랙먼데이」가 된다. 불안한 시간이다. 물론 이런 사정이 임원에 국한된 것만은 아니다. 사원과 간부들은 회사의 향방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급여·휴가중단 등으로 정상적인 생활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기아그룹 임직원은 5만5천여명. 이들은 지난 15일 이후 모든 비용지출이 중단되면서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고 있다. 기아자동차를 비롯 아시아자동차 등 주요 계열사에서는 25일 급여가 지급되지 못했다. 이들은 또 자진해서 상여금을 반납하기로 했으며, 휴가와 휴일도 반납한 상태다. 수입은 거의 막혀 있지만 지출에는 변함이 없다. 전화비, 전기료, 카드이용료 등 각종 비용에 대한 청구서는 월말을 맞아 어김없이 쌓이고 있다. 사원들에 대한 은행대출도 사실상 막혀 버렸다. 15일 이전에는 『보증은 무슨 보증이냐』며 『재직증명서만 있으며 1천만원까지 대출해준다』던 은행들의 태도는 15일을 계기로 완전히 변했다. 확실한 보증인을 세워도 「기아자동차」란 소속 회사이름만 보면 「대출불가」다. 게다가 임직원들은 이달안에 회사를 위해 쓸 돈도 마련해야 한다. 회사측이 발행하기로 한 4백50억원 정도의 전환사채(CB)를 29일까지 매입하기로 의견을 모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직급에 따라 4백만원에서 1천만원의 목돈이 필요하다. 생산직 사원들도 고통스럽기는 마찬가지다. 1인당 1천만원씩을 갹출해 회사 경영지원에 사용키로 한 상태다. 이런 상상 못한 어려움 속에서도 기아의 임직원들은 한가지에 매달리고 있다. 가능한한 계속해서 기아맨으로 남아 회생의 감격을 맛보고 싶은 것이다. 그래서 이들은 매일 상오 7시에 출근해 11시가 넘는 늦은 밤까지 근무를 하고 있다. 이 생활에 지쳐 파김치가 된 지 오래다. 그래도 매일 새벽과 한밤을 가른다. 여의도 본사에 근무하는 한 직원은 『최근에 자사차를 구입한 한 직원은 임직원차량구입자는 자발적으로 할부금 잔액을 상환키로 하자 5백만원을 내기 위해 저축통장을 쪼갰다』고 말했다.『아직도 희망은 있다.』 한편 「모기업의 아픔」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광주지역 부품협력업체들은 90% 가량이 급여를 지급하지 못했고, 아시아에 납품할 원자재가 압류되는 등 어려움을 겪으면서 그 피해가 기아 밖으로 확산되고 있다.<정승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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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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