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美-中 신냉전시대 가능성"

■ 韓銀 발간 '해외경제 포커스' 전망<br>무역불균형·위안화 절상등 정치·경제적 갈등요인 첩첩… 군사적 마찰로 이어질수도<br>한국 對中정책에 참고해야


"미국과 중국 간에 신 냉전시대(new cold war)가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 12일 한국은행은 정기간행물 '해외경제 포커스' 중 '미ㆍ중 경제관계 변화 및 향후 전망'이라는 보고서에서 이렇게 설명했다. 현재로서는 미ㆍ중국 간의 갈등요인에도 불구하고 두 나라 관계가 크게 악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새로운 강대국이 부상할 경우 정치ㆍ군사적 충돌로 이어졌던 역사를 봤을 때 미ㆍ중의 관계 역시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는 전망이다. ◇미ㆍ중 갈등요인 첩첩=한국은행은 보고서에서 "최근 새로운 강대국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과 기존의 최강대국 미국이 어떤 관계로 발전할지 초미의 관심"이라며 "현재 두 나라 사이에는 경제ㆍ정치적 갈등요인이 잠재해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은행이 꼽은 갈등요인은 ▦무역 불균형 및 위안화 절상 ▦해외자원 확보 경쟁 ▦지구온난화 대처 관련 양국의 견해차 ▦글로벌 리더십 관련 입장차이 등이다. 우선 양국 간 무역불균형이 금융위기 이후 다소 해소되고 있으나 여전히 규모는 큰 상황이다. 특히 미국 무역적자의 절반 이상은 대중국 무역에서 발생하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인 지난 2009년 1~10월 미국의 무역적자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62.0%로 전년 동기 36.8%에 비해 상승했다. 그동안 미국이 민간 메이저 기업을 앞세워 주도해왔던 해외자원전(戰)에서도 이제 막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중국과 마찰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중국은 국영기업을 앞세워 미국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아프리카ㆍ중남미ㆍ동남아시아에서 자원확보를 위한 투자 및 원조를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은 미국과 적대관계에 있는 이란ㆍ수단 등과도 자원개발을 위해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언제 갈등의 불씨가 번질지 알 수 없다. 또 글로벌 리더십과 관련, 미국은 중국을 'G2'로 대우하면서 국제사회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요구하고 있으나 중국은 G2 용어를 사용하는 것조차 반대하는 등 스스로를 개발도상국임을 강조하며 경제적 후발주자로서의 혜택을 누리겠다는 입장이다. ◇새로운 강대국 부상시에는 결국 충돌='차이메이카(Chimerica)'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한 니얼 퍼거슨 하버드대 교수는 미국과 중국이 결국은 결별할 것이라는 전망을 지난해 내놓은 바 있다. 역사적으로 새로운 강대국이 부상할 때 초기에는 기존의 강대국과 경제ㆍ정치적 협력 관계를 유지하다가 결국 군사적 마찰을 일으키는 사례가 반복됐기 때문이다. 1800년대 말까지 우호관계를 유지하던 영국과 독일이 1ㆍ2차 세계대전을 일으키며 충돌했고 일본이 자국의 근대화를 지원했던 미국과의 태평양전쟁을 일으켰다. 현재로서는 양국의 경제가 긴밀하게 연결돼 있기 때문에 협조와 양보가 서로에 도움이 된다는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앞으로다. 한국은행은 보고서에서 "아직 공식화하고 있지는 않지만 결국 중국의 궁극적인 목적은 정치ㆍ군사적인 면에서 최강국으로의 부상"이라고 내다봤다. 보고서를 작성한 성병묵 종합분석팀 과장은 "미ㆍ중 간에 새로운 냉전이 전개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한국은 중장기적인 중국의 국가전략을 정확히 인식하고 이에 맞추어 대 중국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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