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파워 시프트 국내] <1부> ① 기로에 선 정치권력

2012 신년기획 '선택 2012' 변수는<br>소통·고강도 쇄신·도덕성 지닌 자가 '흑룡 여의주' 품는다<br>청년실업·서민복지등 실질적 대안제시 필수<br>안철수 등장 여부·남북관계, 최대 변수로





김정일 사망, 변화하는 남북관계
-김정은 체제에서 급변하는 남북관계
-보수에게는 독, 진보에게는 약일까

박근혜 비대위 성공할까
-한나라당의 분열 일단 멈춤
-4월 총선 결과에 따라 다시 흔들릴수도


안철수 원장 출마할까
-신당 창당, 강남 출마하지 않겠다
-야권 단일후보에 힘 실을까
-정치하지 않겠다는 말은 안했다

재외국민투표의 향방
-재외국민 무조건 보수라고 판단하면 오산

SNS 선거를 뒤집는다-2000만 스마트폰 가입자
-소통과 토론은 새로운 정치적 견해 창조

20·40의 표살 어디로
-분노의 시대를 투표로 표출
-제3의 인물 원하나

'임진년(任辰年) 흑룡의 여의주를 누가 차지할까.'

선거의 해인 2012년은 선택을 강요한다. 고민의 기간도 그렇게 길지 못하다. 오는 4월11일 총선이 끝나면 바로 12월19일 대선을 향해 우리 사회는 쉼 없이 달릴 것이다. 쏟아지는 공약의 홍수 속에서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판단에 따라 대한민국의 미래가 바뀐다.

정치권력이 재편되는 올해는 지난 1992년 이후 20년 만에 총선과 대선이 한꺼번에 치러지는 해로서 정치권은 올해 짜릿한 파워시프트(power shiftㆍ권력이동)를 맛보게 된다. 그러나 결과에 따라 한편에게는 쓰디쓴 패배를 안겨줄 것이다. 정치권력의 구도 자체가 재편되는 큰 판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이번 패배는 당분간 회복하기 힘든 상처로 남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든 야든 기존의 정치세력은 새로운 고민을 하고 있다. 정치권은 안철수 현상으로 상징되는 제3지대의 등장으로 "기성정치에 신물이 난다"는 민심의 거센 소리에 응답하기 위해 뼈를 깎고 다시 태어나는 수준의 변신을 요구 받고 있다. 정치권으로서는 사느냐 죽느냐 하는 문제다.

2012년 우리 정치판은 판 자체가 흔들릴 정도의 변화를 경험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은 박근혜 카드로 일단 봉합했지만 야권은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으로 '헤쳐 모여'를 반복하면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그렇지만 야권은 선거를 앞두고 한나라당에 맞서 '대통합'의 명분 아래 단일화를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나라당은 박근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에서 혁신적 변화를 이뤄야 멀어지는 유권자의 표심을 결집할 수 있을 것이고 민주통합당도 기득권을 얼마나 포기하느냐는 '사즉생(死即生)'의 변신을 요구 받고 있다.

고성국 정치평론가는 "여야 모두 정책쇄신과 인물쇄신으로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나는 꼼수다' 열풍은 올해 일어날 정치권력 구조개편의 방향을 예고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보였던 정제되지 못한 거친 소통은 올해 파워시프트의 방향을 예고하고 있다. 결국 올해 정치변혁의 가장 큰 화두는 SNS 열풍에 나타났듯이 소통이 될 것이다. 여기다 청년실업ㆍ복지논쟁 등의 실질적 대안제시도 필수적이다.


여기다 지난해 말의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도 남북관계뿐 아니라 올해 정치적 변화에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과거 선거판도에 영향을 미쳤던 북풍(北風)과는 차원을 달리한다. 북한의 상황, 주변 열강들과의 관계 등에서 올해 선거에 나서는 모든 세력들은 미래지향적인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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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정치권의 최대변수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정치참여 여부가 될 것이다. 그는 신당 창당이나 총선 출마설을 부인하고 있지만 대선출마 가능성은 닫지 않았다.

안 원장이 정치에 참여하면 올해 정치판을 뒤흔드는 변수가 될 것이다. 지난해 10ㆍ26재보선에 나타났듯이 안철수 현상은 이제 한때의 바람 차원을 뛰어넘는 정치현실이다.

이와 연관돼 세대와 계층 간 갈등도 올해의 파워시프트에서 중요한 결정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청년실업, 사회적 격차, 등록금 문제 등 분배에 대한 갈등과 세대 간 소통부재가 결국 안철수 현상으로 지칭되는 바람의 출발점이 됐으며 선거의 해인 올해도 이 같은 바람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다 내년 4월 총선에서 시작되는 재외국민투표도 변수다. 유권자 수가 과거 주요 대선의 향방을 갈랐던 표 차이 이상인데다 그들이 어떤 결정을 할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실정이다.




정치판 흔드는 SNS의 힘


3040 표심 좌우…선거승패 가를 핵심 키

정치인 가운데 가장 활발하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동을 하는 인물은 유시민 통합진보당 공동대표다. 정봉주 전 의원이 구속 수감되던 날 트위터에 올린 "'봉도사' 생각이 더 커져서 돌아오리라 믿어요"라는 말은 순식간에 확산되며 논란을 키웠다.

지난해 4ㆍ27재보궐선거 당시 5선의 강재섭 전 대표는 '천당 밑에 분당'이라고 불리던 여당의 텃밭 분당에서 손학규 민주통합당 의원(당시 민주당 대표)에게 참패했다. 손 의원이 야당의 거물이기도 했지만 분당에서 강 전 의원이 패배한 일은 한나라당에 위기감을 안겨줬다. 특히 변화를 요구하는 젊은층이 투표 막판 SNS로 연대해 투표장으로 몰리며 강 전 대표와 한나라당에 뼈아픈 패배를 안겼다. 강 전 대표는 당시 "이대로는 내년 총선에서 한나라당이 제1당이 되기 어렵다"고 경고했다.

젊은층은 이제 SNS로 대화와 소통을 하고 세상을 움직인다. 나 혼자만의 판단이 아니라 대화하고 소통하는 불특정 다수의 판단으로 정치적 선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집권여당인 한나라당은 물론이고 정권 재창출을 위해 헤쳐 모인 민주통합당도 올해 선거 승패의 키를 SNS가 쥐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트위터의 주 이용연령층은 30~40대이다. 이들은 우리 사회가 현재 고민하는 문제들에 가장 근접한 세대지만 이면을 보면 무관심의 세대이기도 하다. 변혁의 흐름이 표면적으로 드러났던 지난 1987년을 직접 경험하지 못한 이들은 진보와 보수의 경계를 오고 갈 뿐 아니라 분배와 성장을 이분법적으로 생각하지 않는 자체모순도 갖고 있다.

SNS의 이 같은 막강한 영향력을 경험한 정치권은 이미 지난해부터 SNS세대를 잡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SNS공간에서도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파워는 무시할 수 없다. 14만명의 팔로어가 박 비대위원장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관심을 집중하고 행간을 읽는다. 여권 내 또 다른 후보인 김문수 경기도지사나 야권 후보군인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손학규 전 대표, 김두관 경남지사 등은 4만~5만명의 팔로어를 확보하고 있다.

임현백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세상의 힘이 주체지향의 시각에서 객체지향의 시각을 가진 자에게로 옮아가고 있으며 대표적 현상이 SNS"라고 말했다.



김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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