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시설투자로 연결땐 경기 선순환 출발점

■ 기업 R&D 투자도 늘린다<br>경기전망 나쁘지만 규모·업종 불문 "늘리겠다"<br>고용지수도 118.9… 이공계 취업문 넓어질듯<br>정부, 민간 R&D지원 강화 투자환경 개선을

기업이 연구개발(R&D)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하려 하는 것은 경기침체와 내수부진을 뚫을 ‘창’이 결국 R&D능력 강화라고 인식했기 때문이다. 또 경기가 더 이상 하강해 장기불황으로 가는 최악의 상황을 막을 ‘방패’도 R&D라는 게 기업의 평가다. 이에 따라 R&D 부문의 고용도 동반상승, 이공계 취업문이 넓어질 전망이다. 재계에서는 R&D투자가 기업의 시설투자로 이어져 경기가 상승 반전하려면 정부가 민간의 R&D투자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는 한편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이 서도록 기업인의 투자 마인드를 부추겨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기업들이 R&D투자를 늘리려 하는 것이 향후 경기판단이 긍정적으로 변했음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1년 전에 비해 기업이 보는 경기전망은 악화됐다. 이번 조사에서 ‘경기상황이 나빠지고 있다’는 응답은 46.6%를 차지한 반면 ‘좋아지고 있다’는 답변은 26.3%에 불과했다. 이 같은 경기인식에도 불구하고 기업은 R&D투자를 불황돌파와 계속기업 유지의 핵심수단으로 보고 있다. 대기업 및 중소ㆍ벤처기업과 수출ㆍ내수기업 등 규모와 업종에 상관없이 기업들은 향후 R&D투자를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또 이들 기업 상당수가 이미 R&D투자를 과거 1년 또는 지난해 연초 계획보다 늘려 집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의 한 관계자는 “기술발전이 광범위하고 급속히 이뤄지면서 대부분의 기업인이 사업성공의 전제조건으로 핵심 또는 원천기술 확보에 부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기업들은 영민한 동물적 본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불황의 끝이 멀지 않았다는 인식에서 R&D투자를 늘린다고 해석해도 무리는 아니다. R&D투자는 기업의 시설투자를 이끄는 가장 강력한 선행 시그널이란 점에서 기업들의 현실 체감경기와 미래 전망과의 차이를 보여준다. 신용불량자 문제 등으로 민간소비가 쉽사리 회복하기 어렵고 공공 부문 투자확대가 한계가 있음을 감안할 때 현 경기침체를 뚫을 수 있는 가장 좋은 수단은 기업의 투자확대다. 즉 R&D투자 증가→시설투자 확대로 이어져 경기 추가하락을 막는 지지대 역할을 하면서 경기상승의 물꼬도 터줄 수 있다는 얘기다. 기업들의 R&D투자 확대는 청년실업과 이공계 기피현상이 사회문제화하는 상황에서 새로운 고용을 창출할 것이라는 점에서 반가운 소식이다. R&D투자 확대에 따라 기업의 R&D고용지수도 100을 훌쩍 넘어 118.9를 기록했다. 그러나 기업의 R&D 보강의지에 비해 이를 뒷받침하는 환경은 취약하다. 기업의 R&D자금 환경평가지수는 전체적으로 100보다 낮은 97을 보였다. 벤처기업은 91.7에 불과했으며 전 분기보다도 지수가 떨어졌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직접 R&D투자에 나서기보다는 민간기업에 자금을 지원해주는 것이 효과가 더 크다”면서 “고용 및 경제활성화를 견인할 벤처에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R&D투자가 대규모 시설투자로 이어질 수 있도록 개발한 신기술을 제품화ㆍ사업화하는 데 정부가 발 빠르게 대처해달라”는 요구와 “기업인이 경기전망을 긍정적으로 평가, 시장에 신제품을 내놓는 위험도와 두려움을 낮춰달라”는 주장이 얼마나 먹혀들지도 향후 R&D투자 확대가 ‘경기활성화 선순환의 출발점’이 될지 가늠할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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