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VC, 집담보에 연대보증까지 강요… 신생벤처 돈줄 마른다

넉넉한 시중자금에도 벤처는 돈줄 마른다는데…<br>사업성 있는 녹색산업·영화·문화등 수익 될만한 기업에만 자금 밀어줘



SetSectionName(); VC, 집담보에 연대보증까지 강요… 신생벤처 돈줄 마른다 투자여력 있어도 신규투자는 외면사업성 있는 녹색산업·영화·문화등 수익 될만한 기업에만 자금 밀어줘'부익부 빈익빈 현상' 갈수록 심화 서동철기자 sdchaos@sed.co.kr ImageView('','GisaImgNum_1','default','260'); ImageView('','GisaImgNum_2','default','260');

통신기기업체를 운영하는 김모 사장은 지난해 차세대 인터넷전화(SoIP) 개발자금을 구하느라 백방으로 뛰어다녔지만 자금 조달에 실패하고 결국 중국의 한 투자회사와 2,000만 달러의 자본유치계약을 맺어야 했다. 주변에선 중국에 공장을 세우면 기술도 빼앗기고 맨손으로 돌아와야 한다며 한결같이 중국행을 말렸지만 그로선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그동안 은행권이나 지원기관을 찾아 가도 문전박대 당하기 일쑤였고 그나마 어렵게 만난 벤처캐피털 관계자들도 아직 투자할 단계가 아니라며 외면해 버렸기 때문이다. 최근 시중자금이 풍부하다고 하지만 정작 벤처기업들은 갈수록 자금줄이 말라버려 신규 투자 및 제품 개발에 차질을 빚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금융권이나 투자회사들은 경영진에게 부동산을 담보로 맡기거나 친척들로 하여금 연대보증을 세우라고 강요하는 등 갖가지 무리한 요구조건을 내걸어 벤처기업을 두번 울리고 있다. 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모태펀드를 통해 7,708억원의 신규조합이 결성되는 등 모두 74개, 1조4,163억원 규모의 투자조합이 새롭게 투자활동에 나서고 있다. 이는 2008년의 1조918억원에 비해 30%가량 늘어난 것이자 벤처붐이 한창이던 2000년대초와 거의 맞먹는 수준이다. 이처럼 벤처캐피탈의 투자여력은 커졌지만 신규투자는 꽁꽁 얼어붙어 상당수 벤처기업들은 투자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벤처캐피털의 신규투자는 지난해 8,671억원에 머물렀으며 올해도 1조2,200억원을 목표로 삼고 있지만 실제 투자집행으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한 실정이다. 심지어 국내 벤처시장의 일그러진 투자관행은 외국에서도 어처구니 없다고 꼬집을 정도로 비웃음을 사고 있다. 국내 대기업에서 근무하다 현재 미국 구글에서 일하고 있는 구글의 뉴비즈니스개발팀장인 미키 킴(한국명 김현유)은 최근 자신의 블로그에 '벤처기업가(Entrepreneur)가 성공하는 환경과 문화 만들기'라는 글에서 "미국에선 벤처캐피털이 벤처기업에 투자할 때 자신의 노하우까지 전수하는데 한국은 기업인의 집을 담보로 잡힐 것을 요구하고 있어 황당하다"고 꼬집었다. 그는 "실리콘밸리의 벤처투자자들은 돈만 투자하는 게 아니라 자신들이 가진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벤처가) 더 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며 "구글에 에릭 슈밋 최고경영자(CEO)가 합류한 것도 벤처캐피털의 조언 덕분"이라고 말했다. 반면 한국에 대해서는 "투자를 받을 수 있는 곳이 극히 제한돼 있을 뿐만 아니라 투자를 할 때 사업자의 집을 담보로 받는 웃기지도 않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새로운 방식의 휴대폰 통신기술을 개발해 10억원의 사업화 자금을 찾아 나섰던 B사도 초기기업으로서 자금조달을 시도했지만 결국 포기하고 사업아이템을 다른 외국계 회사에 넘길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 이 회사 사장은 "벤처캐피털리스트들을 만나면 주변의 지인들이나 돈 있는 사람으로부터 자금을 빌려서 사업화를 좀더 진척시킨 후 다시 찾아오라고 권유한다"면서 "그동안 기술개발에 올인하면서 내부자금이 떨어진데다 주변에 돈을 빌릴만한 지인도 없어 절망감을 느낄 수 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벤처캐피털업체들은 이에 대해 기업들이 제대로 투자를 받을만한 여건을 갖추지 못한 채 무작정투자를 요청해오는 사례가 많다고 강조하고 있다. 벤처캐피탈업체의 한 관계자는 "분야가 새롭거나 충분한 사업성을 갖추지 못한 일반 제조업의 경우 최소한 제품을 생산해 초기 납품실적을 만들어야 성장가능성 등을 따져 투자여부를 검토할 수 있다"며 "상당수 기업들은 아이디어나 시제품만 제시하며 투자를 요청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벤처 투자자금이 주로 업력이 있는 기업이나 녹색기업, 영화문화 등에 집중적으로 몰리는 쏠림현상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벤처캐피털은 초기기업 투자목적으로 100억원 규모의 모태펀드를 조성해놓고도 바로 초기기업에 투자하지 않고 입맛에 맞는 후기기업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편법으로 운영하는 사례도 많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처럼 초기기업을 외면한 채 기업공개(IPO)를 통해 단기간에 수익이 날 수 있는 중후반기의 기업에만 몰리다 보니 투자할 만한 기업은 한정될 수 밖에 없고 이들 기업에만 자금이 몰리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신중경 한양대 글로벌기업가센터 교수는 "금융위기 이후 안정적인 투자가 대세가 됨에 따라 될만한 기업들에만 자금 밀어주기가 나타나고 있어 특정기업에만 자금이 쏠리는'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며 "이와 관련돼 자금의 미스매치가 해소될 수 있도록 하는 해결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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