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유나이티드 스위스은행/미국계 은행에 도전장

◎스위스유니온·SBC 합병/유럽계 대표주자 부상/운용자산 세계최대 무기/미 진출 대폭 강화 예상/메릴린치 등 바짝 긴장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국제금융시장에 스위스의 유나이티드 스위스은행(UBS)이 도전장을 던졌다. 지난 8일 스위스 양대은행인 스위스 유니온은행(UBS)과 스위스뱅킹사(SBC)가 합병, 자산규모 6천억달러의 세계 2위 은행인 UBS가 탄생하자 미국계 투자은행을 포함해 세계 금융계가 긴장하고있다. 그동안 독일의 도이체방크 등 내로라하는 유럽은행들은 국제적인 인수·합병(M&A)중개 등 고수익의 금융시장에서 미국계 은행에 열세를 면치못했다. 그러나 UBS가 이번 합병을 계기로 그동안 취약지역이던 미국에의 진출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미국 금융기관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UBS는 운용자산이 9천2백억달러로 일본의 간이우편보험과 미국의 피델리티를 제치고 세계최대가 되며 시가총액 기준으로 세계 5위권에 진입, 그동안 국제금융시장을 주도해온 메릴린치, 골드만 삭스같은 굴지의 미투자은행들에 위협적인 존재로 부상했다. UBS는 무엇보다 미투자은행들의 주무기인 ▲M&A중개 ▲기업자문 ▲은행단 차관주간 등의 투자금융업무(인베스트먼트 뱅킹)를 대폭 강화할 계획이다. SBC는 합병되기 전에 파생금융상품을 전문으로 하는 미시카고의 오코노 어소시에이츠 투자은행, 런던소재 S.G.워버그 투자은행과 미 딜런 레드 투자은행 등을 잇달아 인수, 해외금융시장에서의 입지강화를 치밀하게 준비해왔다. 이같은 SBC의 투자금융 역량과 스위스유니온은행의 방대한 자산 규모가 합쳐질 경우, 미국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는 것은 물론 미국 유수의 투자은행인 골드만 삭스도 인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있다. UBS의 도약을 진두지휘할 신임 회장은 SBC의 최고경영자였던 마르셀 오스펠. 스위스 유니온은행과 수년간 협상을 벌인 끝에 합병을 이끌어낸 주역인 오스펠은 미최대 투자은행인 메릴린치에서 경영수업을 시작했다. 이를 바탕으로 그는 SBC 직원들에게 자율복장을 실시하고 책임과 자율성을 동시에 부여하는 등 미국식의 투자은행 경영스타일을 도입해왔다. UBS는 또 투자금융업무 고위경영진의 상당수가 미국인들로 구성돼있어 가장 미국화된 유럽은행이라는 평을 듣고있다. 런던의 금융신용평가회사인 IBCA의 로빈 몬로-데이비스 사장이 『이번 합병은 유럽을 포함한 세계 전역에 미국식의 금융철학이 뿌리내리고 있다는 것을 알리는 서막』이라고 지적한 것은 역설적으로 미투자은행들이 긴장하는 이유를 드러내고있다. UBS의 M&A 중개 규모는 이미 8천억달러로 유럽 최대. 오스펠은 8일 합병을 선언하면서 기존 소매금융도 착실한 기반을 쌓는 것은 물론, 2002년까지 투자금융업무 순익을 전체 순익의 25%까지 늘리겠다고 선언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합병을 유럽은행들이 M&A를 통해 몸집을 불려, 미 투자은행들과 정면 대결을 벌이게 되는 신호탄으로 보고있다. 부즈알렌&해밀튼 컨설팅사의 피터 데이비스 분석가는 이번 합병에 대해 『유럽의 차원이 아니라 세계적인 것』이라며『세계금융시장을 뒤흔드는 첫번째 메머드급 M&A』라고 진단했다.<이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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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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