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외국인 시장 주도력 "신통찮네"

IT·은행등 올들어 순매수 주요업종 주가 부진… 수급 주도 당분간 힘들듯


올 들어 증시에서 외국인들의 위력이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외국인이 사기만 하면 그 종목의 주가가 올랐다. 하지만 올해는 달라졌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사더라도 주가가 떨어지는 종목이나 업종이 많다. 증시를 주도하는 힘이 지난해보다 크게 줄어든 셈이다. 증시전문가들은 글로벌 경기모멘텀 둔화세와 출구전략에 대한 우려 등으로 외국인투자가들의 입지가 좁아졌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외국인 순매수해도 주가는 떨어져=증권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10일까지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순매수한 규모는 2조5,476억원에 이른다. 특히 최근 들어 미국의 각종 경제지표가 시장 기대치를 웃돌면서 외국인 매수세가 강화되고 있다. 하지만 올해 외국인들이 주로 순매수한 업종의 주가는 지난해와 달리 지지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외국인의 러브콜을 집중적으로 받은 전기전자업종지수가 10일 현재 지난해 말 대비 4.23%나 떨어진 것을 비롯해 화학(-1.12%), 보험(-2.87%), 음식료품(-3.63%), 은행(-7.11%) 등 대부분 외국인 선호 업종의 상승률이 같은 기간의 코스피지수 수익률(-1.22%)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기간 외국인 순매수 규모가 가장 컸던 업종 가운데 운수ㆍ장비(4.18%) 업종만 오름세를 보였다. 반면 외국인들이 올 들어 외면한 업종 가운데 상당수가 강세를 나타냈다. 외국인들은 올 들어 10일까지의 상승률 상위 업종인 통신업(9.09%), 기계(10.0%), 전기가스업(9.32%) 등에 대해 모두 '팔자'로 일관했다. 운수창고업종(9.46%)의 경우 457억원어치를 순매수했으나 이 업종의 주가를 끌어올린 주체는 1,934억원어치를 순매수한 국내 기관투자가로 꼽힌다. 지난해처럼 외국인들이 순매수에 나서기만 하면 해당 업종 주가가 고공행진을 펼쳤던 것과 달라진 셈이다. 이경수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는 주식시장이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보였기 때문에 외국인들이 업종ㆍ종목별 분석을 통해 순매수에 나섰지만 올해 들어서는 경기 상황에 따라 사고파는 분위기"라며 "외국인들이 특정 업종에 투자를 집중하기 힘든 양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주가를 주도하는 힘이 크게 떨어졌다"고 말했다. ◇당분간 수급 주도하기 어려울 듯=증시전문가들은 ▦글로벌 경기둔화 ▦출구전략 우려 ▦기업 실적 전망 하향세 등을 이유로 적어도 상반기까지는 외국인들이 적극적인 수급 주도 세력으로 나서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원상필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외국인들이 최근 순매수하고 있지만 중소형주 비중이 크게 늘어난데다 가격이 싼 종목만 찾아 다닌다는 점에서 지난해와 다르다"며 "경기 불확실성 등을 감안할 때 당분간 외국인투자가의 순매수세가 매우 적극적이고 공격적으로 들어오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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