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준금리의 적정수준을 둘러싼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이달 말 금리인상 종결로 기준금리가 3.25%에서 마무리되어야 한다는 비둘기파와 중립적인 수준인 4~4.5%까지 금리인상이 이어져야 한다는 매파간 의견대립이 표면화되면서 금융시장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금리인상 조기종결 인식 급부상= 고용, 제조업지수 등 시장전망을 크게 밑도는 거시경제지표가 미국 경제의 소프트패치(일시적인 경기부진) 우려감을 불식시키지 못하고 있다. 실제 5월 신규 일자리는 7만8,000개 증가하는데 그쳐 지난 2003년 8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또 지난달 시카고 구매관리자협회(PMI) 제조업지수는 54.1로 전달보다 11.5포인트나 급락하며 2003년 6월 이후 최저로 떨어졌다. 경기지표 부진에 물가수준은 4월 이후 비교적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4월 중 소비자물가지수(CPI)는 0.5% 상승했지만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핵심 CPI는 전월과 변동이 없었다. 특히 FRB가 금리결정의 잣대로 사용하는 핵심 개인소비지출(PCE)은 0.1% 오르는데 그쳐 인플레이션 압력은 상당히 줄어들었다. 특히 최근 달라스 연방준비은행의 리차드 피셔 총재가 “현재 FRB는 금리인상 사이클의 8이닝에 들어섰으며, 이달 말에는 통상 마지막 회인 9이닝에 접어들게 될 것”이라고 말해 금리인상 행진이 조기에 종료될 것이라는 주장에 힘을 보탰다. 이는 FRB 일부 위원들이 인플레이션 압력이 상당히 잘 제어되고 있는 반면 경기지표는 여전히 기대에 못 미치고 있어 금리인상 중단을 통한 경기부양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금리인상 지속 불가피 주장도 강해= 현 금리가 중립적인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고, 물가상승 불안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지속적인 금리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시각이다. FRB 매파 위원들은 ▦노동비용 상승 ▦부동산시장 과열 ▦고유가 등 다양한 물가불안 요인을 이유로 중앙은행은 경기진작보다는 물가잡기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며 금리인상 종결에 반대하고 있다. 실제 올해 1ㆍ4분기 단위노동비용(ULC) 상승률은 전년동기대비 4.3%로 200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또 FRB가 섣불리 금리동결에 나설 경우 위험수위를 넘어선 부동산시장이 갑작스런 거품붕괴로 경제전반에 타격을 미칠 수 있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지난 3일(현지시간) FRB의 에드워드 그램리치 이사가 “우리는 지금 금리인상 사이클이 몇 이닝에 와 있는지 모른다”며 피셔 총재의 발언에 반대입장을 제기한 것은 이 같은 이유에서다. ◇금리논쟁속 금융시장 불안 증폭= 금리논쟁이 가열되고, FRB 내에서도 금리인상을 둘러싸고 다양한 발언과 해석이 나오면서 금융시장 불안감도 증폭되고 있다. 지난 3월말 4.6%를 넘어섰던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이후 인플레이션 불안감이 줄어들면서 지난 2일 3.89%까지 급락했지만 3일에는 중단없는 금리인상을 암시하는 그램리치 이사의 발언으로 하루 만에 3.98%까지 급등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