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구자홍 LG전자 사장(한국경제를 움직이는 전문경영인)

◎승부사기질 투철 “최고” 고집/유망사업 과감한투자 DVD 집중육성/「챔피언 경영」으로 고객만족 극대화/전사원 각 부문 정상목표 「슈퍼A」 운동 제창서울 여의도 트윈타워 서관 15층 구자홍 LG전자 사장실. 구사장이 출근하자 마자 제일먼저 처리하는 업무는 사장전용 팩스를 통해 들어오는 고객들의 편지에 답장을 쓰는 것이다. 임원들로 부터 받는 투자계획이나 영업실적, 자금계획 등의 보고는 그 다음이다. 회사에서 시간이 안나면 자택에서, 출장지에서도 답장을 쓴다. 그가 답장을 가장 먼저 처리하는 것은 고객이 생각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깨문이다. 고객만족을 최우선으로 하는 그의 경영철학을 확인할 수 있다. 구사장은 스스로 전문경영인임을 강조한다. 주변에서도 이를 인정한다. 입사부터 지금까지 철저하게 전문경영인의 길을 걸어왔다. 고객과 함께 그가 강조하는 것이 현장경영이다. 지난 95년 이헌조부회장(현 그룹인화원회장)에 이어 사장에 취임한 그는 특별한 일이 없으면 주 한두차례는 반드시 전국 사업장을 돌며 현장직원들과 격의없는 대화를 나눈다. 올들어서는 산행문화로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구사장은 매주 각 사업부의 연구원 및 본사스텝들과 산행을 통해 일체감을 조성하고 있다. 지난 5월25일 30여명의 스텝과 청계산 등반에서 그는 『자연속에서 함께 운동을 하며 대화를 나누는 것은 벽없는 문화를 형성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구성원 사이의 벽을 허물기 위해서는 여러형태로 자주 만나 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 그의 스킨쉽경영론의 핵심이다. 지난 89년 노사분규로 혹독한 시련을 겪은 이후 그동안 한차례도 노사대립을 겪지 않은 것도 이같은 현장경영과 직원과의 친밀한 현장대화 경영이 큰 밑거름이 됐다. 그는 정도경영의 신봉자다. 『정도에서 벗어났다는 생각이 들면 얼마를 손해보든 개의치 않고 그일을 포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냉장고 싱싱나라의 성에제거 시스템에 결함이 발생하자 곧바로 리콜을 실시, 이를 실천했다. 리콜제를 발표할 당시 외국에 머물고 있던 그는 본사임원으로 부터 보고를 받고 『당장 눈앞의 이익이 줄고, 이미지도 실추되겠지만 잘못을 소비자들에게 솔직히 알리는 정도경영을 하면 다시 신뢰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중시하는 21세기 비전은 승부사업에 대한 집중투자와 한계사업의 과감한 철수다. 그룹차원의 선택과 집중전략에 바탕을 두고 있는 승부사업론은 회사가 가지고 있는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여 21세기 신규유망사업에 자금 인력등을 집중투자하겠다는 것. 이 전략에 따라 자원을 집중할 사업으로 모니터, 에어컨, 컬러TV용 브라운관을 세계시장 점유율 3위안에 드는 톱3제품군으로 선정했다. 또 대형벽걸이 TV용 디스플레이인 플라즈마 디스플에이 패널(PDP), 차세대영상 매체인 디지털 비디오 디스크(DVD), 휴대형 복합정보단말기, 디지털TV 등으 미래 핵심사업으로 집중육성하기로 했다. 그가 추진하고 있는 자원집중과 미래사업론은 핵심기술의 연구개발과 투자기술 확보가 선결과제다. 이를위해 경기침체 속에서도 연구개발 인력을 최우선적으로 확충하고, 관련투자를 대폭 늘리고 있다. 한계사업은 적극적으로 떨어내는 버리기경영도 주목받고 있다. 이는 최근 적자누적으로 경영난을 겪고 있던 이탈리아 냉장고 공장과 독일 보름스 VCR공장을 과감하게 패쇄한 데서 잘 드러난다. 구사장이 지난 95년사장 취임 이후 내건 케치프레이즈는 세계초우량기업. 이는 무한경쟁 시대 선진기업과의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글로벌경영론과 맥을 같이한다. 이를위해 선진기업의 전략적 제휴와 과감한 인수합병을 통한 몸집부풀리기와 수익성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컴퓨터 부문의 경영난 타개를 위해 IBM과 합작으로 LG­IBM을 설립한 뒤 컴퓨터 시장에서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것도 전략적 제휴를 통해 국면을 타개하려는 그의 전략에서 나온 것이다. 그는 올들어 챔피언 경영을 강조하고 있다. 연구개발, 생산기술, 서비스를 비롯 도덕성까지 세계최고의 챔피언이 되자는 것이다. 운동선수들이 한국을 대표해 올림픽이나 세계선수권대회에 나가 금메달을 따야하듯 LG는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이 되자는 것이다. 또 전사원이 각부문에서 최고를 추구하는 「슈퍼A」운동과 2005년까지 동종업계최고의 기술을 확보하자는 「TL 2005」(TecHnology leadership 2005)를 제창하고 있다. 그의 현장경영과 챔피언경영은 결실을 맺고 있다. 가전업체들이 장기불황으로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 LG는 올들어 수출이 회복되고, 내수판매도 선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LG전자 임직원들은 현재와 같은 경영실적이라면 연말 구본무회장과 가질 켠센서스미팅(CM)에서 「A학점」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미국 프린스턴대을 나와 이론과 실물경제를 두루 거친, 한국을 대표하는 [챔피언경영자]로서 그의 위상은 더욱 확고해질 것이라는게 주변의 분석이다.<이의춘 기자> □약력 ▲46년 경남 진양 출생 ▲경기고·미프리스턴대졸 ▲73년 반도상사 입사 ▲83­87년 럭키금성상사 싱가 포르 지사본부장 ▲87년 금성사해외담당상무입사 ▲91­94년 대표이사 부사장 ▲95년­현재 LG전자 대표이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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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의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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