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지분구조 취약기업에 긴급 경계주의보

일부 중소기업 주총서 경영권 방어조항 도입<br>대기업은 주주 보호논리로 대책마련에 어려움

KT&G에 대한 칼 아이칸 측의 적대적 인수합병(M&A) 시도가 `뜨거운 감자'로 부상함에 따라 대주주의 지분이 외국인 지분에 비해 낮거나 지나치게 분산된 기업들에게 `긴급 경계주의보'가 내려졌다. 일부 중.소기업은 이와 관련, 주주총회에서 발빠른 경영권 방어조항 도입에 나서고 있으나 대기업은 주주권익 보호논리와의 충돌로 뾰족한 방어대책을 마련하지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 경영권방어 제도 서두르는 기업들 = 2-3월 주주총회가 예정된 기업들 가운데일부는 발빠른 경영권 방어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28일 주주총회를 앞두고 있는 유가증권시장의 케이아이씨[007460]는 `초다수결의제(Supermajority Voting)' 채택을 안건으로 올려놓고 있다. 이사와 감사 해임안은 출석한 의결권 보유 주식총수의 3분의2 이상이 찬성하고발행한 주식 총수의 3분의1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는 의결조항을 대폭 강화, 각각 4분의3과 과반 이상이 찬성해야 의결이 되도록 정관상 해임요건을 까다롭게 하는 내용이다. 퇴임하는 이사에게 거액의 퇴직금 및 잔여임기 동안의 보수 등을 지급하도록 해이사의 해임을 어렵게 하는 `황금낙하산(Golden Parachute)' 조항 도입을 추진하는업체도 늘고 있다. 내달 6일과 10일 각각 주총을 앞두고 있는 호스텍글로벌[037020]과 우석반도체[043580]가 황금낙하산제 도입을 준비 중이다. 또 케이비티[052400]도 23일 주총에서이 같은 안건 결의를 추진할 것이라고 최근 공시했다. 호스텍글로벌 관계자는 "최대주주가 감자와 증자를 반복하면서 어려움 끝에 회사를 정상화시켰으나 그 결과 최대주주 지분이 낮아져 부득불 경영권 방어책을 마련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며 "당장 위협세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무슨 일이 일어날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으니 대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밖에 한미반도체[042700]의 경우 내달 17일 주총에서 대주주 의결권을 위협할수 있는 집중투표제를 폐지하기로 했다. ◇ 대기업 "당장 뾰족한 수 없다" = 외국인 지분이 60%에 달해 적대적 M&A 위협론이 대두하고 있는 삼성전자[005930]는 국회가 추진 중인 금융산업구조개선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삼성생명이 보유한 지분 일부의 의결권까지 제한돼 경영권 방어책 마련에 고심 중이다. 그러나 삼성전자를 비롯해 사회적 영향력이 큰 대기업들의 경우 기업가치의 제고라는 일반론 외에 뚜렷한 대응책 마련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황금낙하산이나 초다수결의제, 포이즌필(Poison Pill.백기사에게 싼 값에 주식을 발행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이 주주이익에 반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경영을 잘해 주주의 신뢰를 얻음으로써 경영권을 지키는 것 이외에 별다른 대책이 없다"고 밝혔다. 외국인 지분이 70%에 달하고 있는 POSCO[005490]는 24일 주총에서 책임경영체제등을 의결했으나 경영권 방어와 관련한 안건은 다루지 않았다. 한 POSCO 관계자는 "당장 경영권 위협이 있다고 보지 않지만 불안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밖에 외국인 지분이 최대주주 지분을 크게 웃도는 신한금융지주와 현대산업개발, SK, 대림산업, 제일기획 등도 주총에서 경영권 방어를 위한 정관변경안은 따로준비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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