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삼성에 웃고 울고… 코스피 의존도 심해졌다

다른 업종 주가 올라도 삼성주 떨어지면 하락

대기업 계열 기업공개 등 안정성 보완책 마련 시급


최근 삼성그룹주 변동에 따라 코스피지수가 크게 출렁이면서 한국 증시의 삼성그룹 의존 현상에 대한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다수 업종의 주가가 오르더라도 삼성그룹주가 흔들리면 코스피지수가 큰 폭으로 떨어지는 현상이 다시 한번 확인된 것이다. 반대로 삼성그룹주에 화색이 돌면 코스피는 어김없이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삼성SDS와 삼성에버랜드 등이 상장되면 삼성그룹주의 증시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이라면서 증시 안전성 차원에서 다른 그룹의 비상장 계열사를 상장시키는 등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16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74포인트(0.14%) 오른 1,993.59포인트에 거래를 마쳐 3거래일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코스피는 이날 장 초반 약보합세로 시작해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세를 이기지 못하고 1,990선 아래로 내려가기도 했다. 하지만 오후 들어 외국인이 '사자'로 돌아서며 지수를 떠받쳤다. 전 거래일에 2,551억원의 매물을 내놓으며 지수를 끌어내렸던 외국인은 이날 193억원을 순매수했다. 기관도 11억원의 매수우위를 보였고 개인은 144억원을 순매도했다.

이날 삼성그룹주는 전반적으로 강보합세를 보였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삼성그룹 계열사 16곳 중 절반이 넘는 여덟 곳이 전 거래일 대비 상승 마감했다. 삼성전자는 전거래일보다 7,000원(0.51%) 오른 137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고 삼성물산도 400원(0.56%) 상승한 7만2,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삼성SDI는 2.75% 올랐고 호텔신라(1.48%), 제일모직(2.56%), 삼성정밀화학(1.04%), 삼성증권(2.28%), 삼성생명(2.37%) 등도 전 거래일 대비 상승했다. 삼성엔지니어링과 삼성전기는 보합세를 기록했고 삼성화재·삼성테크윈 등 6개 종목은 하락했다.


지난 한 주 약세를 보였던 삼성그룹주가 강보합세로 바뀌자 코스피지수도 소폭 상승한 것이다. 삼성그룹주의 변동에 따라 코스피가 춤춘 것인데 이는 최근 통계에서도 그대로 확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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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신문이 대신증권에 의뢰해 삼성그룹주와 코스피의 상관관계를 두 구간으로 나눠 살펴본 결과 다른 업종의 주가가 대부분 오르더라도 삼성그룹주가 떨어지면 코스피는 하락했다. 반대로 삼성그룹주의 시가총액이 크게 증가한 구간에서는 코스피 시가총액은 물론 지수도 가파른 상승세를 탔다.

먼저 지난주 코스피시장에서 전체 26개 업종 중 80.8%에 달하는 21개 업종의 시가총액이 증가했지만 지는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은 삼성그룹주의 급락 탓에 오히려 줄었다. 삼성그룹주는 지난주 삼성그룹의 지주사 전환에 대한 무산 가능성과 외국계 증권사에서 삼성전자의 올 2·4분기 실적 추정치와 목표주가를 낮추면서 큰 폭으로 떨어졌다. 지난 11일 2,104.67포인트까지 올라갔던 코스피는 삼성그룹주의 부진으로 13일에는 1,990.85포인트까지 밀렸다. 지난 한 주 삼성전자를 비롯한 16개 삼성그룹주에서 사라진 시총만 14조4,000억원에 달한다. 삼성전자 한 곳에서만 무려 13조3,000억원이 빠졌다. 같은 기간 코스피의 시가총액은 5조1,000억원 줄었는데 삼성전자를 빼면 오히려 9조3,000억원 증가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와 반대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입원 소식이 전해진 직후인 5월12일부터 이달 3일까지 코스피 시총은 35조6,600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삼성그룹주의 시총이 24조원 넘게 증가하면서 코스피지수도 50포인트 넘게 끌어올렸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지수 하락의 원인은 삼성그룹주의 부진에 있었다"면서 "삼성전자를 빼면 코스피는 오히려 상승했는데 이는 그만큼 코스피 방향성에서 삼성그룹주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해준 셈"이라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코스피가 특정 그룹에 대한 의존도가 심하다는 것은 증시 안정성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못하다"면서 "다른 비상장 대기업 계열의 기업공개를 추진하는 등 보완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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