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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는 유가에 중동 건설시장 활기
입력2009.06.28 17:18:46
수정
2009.06.28 17:18:46
아부다비, 100억弗플랜트 4개 동시 추진<br>사우디·카타르도 하반기 사업자 선정 앞둬<br>국내업체 출혈경쟁에 '밑지는 장사' 우려도
| 현대건설이 시공중인 카타르 라스라판 GTL-5 현장 전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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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에미리트(UAE) 수도 아부다비를 벗어나 두바이와 연결되는 왕복 8차로의 E11번 고속도로에 접어들면 여느 중동지역과는 사뭇 다른 녹색의 숲이 길게 이어진다. 그리고 뜨거운 태양과 마른 사막을 견디는 숲 뒤로는 곳곳에 거대한 타워크레인들이 또 다른 숲을 이루고 있다.
그동안 두바이의 인기에 가려졌던 아부다비가 급등하고 있는 유가를 바탕으로 활기를 되찾는 모습이 역력하다. 세계 5위의 석유ㆍ가스 매장량을 자랑하는 아부다비는 중동의 맹주인 사우디아라비아, 천연가스 매장량 세계 3위의 카타르와 함께 침체됐던 중동 건설시장의 부활을 예고하고 있다.
◇뛰는 유가에 활기 찾는 중동건설 시장=중동 건설 시장의 활기는 무엇보다 최근 다시 뛰고 있는 유가의 영향이 크다. 골드만삭스는 현재 배럴당 70달러 안팎인 국제유가가 연말에는 85달러, 내년 말에는 95달러 수준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미국 등 주요 국가들의 과감한 경기부양책으로 예상외로 빠른 경기회복세가 점쳐지면서 원유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플랜트 시장의 회복은 중동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해 카타르ㆍUAE 아부다비 등이 주도하고 있다.
아부다비에서는 개별 프로젝트만 100억달러 안팎인 플랜트 사업 4개가 동시다발적으로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부동산 버블이 꺼지면서 신규 프로젝트가 중단되다시피 두바이와는 대조적이다. C건설 UAE지사의 한 관계자는 “아부다비는 외자의존적인 두바이와 달리 정부의 현금 지출 여력이 3,000억달러에 달할 정도로 탄탄한 기반을 갖고 있다”며 “유가회복으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시장”이라고 전했다.
중동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우 경기침체 이후에도 플랜트 입찰 취소나 지연이 거의 없을 만큼 탄탄한 기반을 갖추고 있어 유가 상승을 계기로 더욱 공격적인 투자에 나설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특히 하반기 중 입찰예정인 120억달러 규모의 얀부 정유공장 프로젝트에는 삼성엔지니어링ㆍ현대건설ㆍGS건설ㆍSK건설 등이 사전적격심사(PQ)에 참여하고 있어 국내 업체들의 수주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천연가스 매장량 세계 2위인 카타르 역시 경기침체로 중단됐던 플랜트 발주를 재개할 것으로 현지 관계자들은 전하고 있다. 국영 카타르석유회사의 경우 100억달러 규모의 알 샤인 프로젝트 입찰 재개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며 카타르가스가 발주하는 12억달러 규모의 LNG플랜트 생산량 유지사업도 올 하반기 사업자 선정이 예상되고 있다.
◇출혈경쟁은 남의 배만 불릴 수도=중동 건설시장이 이처럼 다시 활기를 띠고 있지만 자칫 국내 업체 간 출혈경쟁이 잇따를 경우 수익성 악화로 ‘밑지는 장사’가 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공공 토목 부문을 제외하고는 건축ㆍ주택 등 국내 건설시장이 침체를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업체들이 물량 위주의 경쟁을 펼칠 경우 중장기적인 경영 압박 요인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업계의 지적이다.
실제로 올 상반기 발주된 중동 플랜트 입찰에서는 국내 업체 간 과당 경쟁으로 일부 낙찰업체들이 경쟁사보다 30~40%나 낮은 가격을 써낸 것으로 알려져 물의를 빚기도 했다.
해외건설협회의 한 관계자는 “중동 국가들은 최근 과도한 사업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최저가 입찰이나 원자재가격에 따라 발주시기를 조절하는 추세”라며 “일단 따고 보자는 식의 수주 경쟁은 발주처의 배만 불리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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