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대권후보중 한명으로 거론되는 고 건(高建) 전 총리는 2일 정치권의 증.감세 논란과 관련, "증세보다는 뼈를 깎는 구조조정이 우선"이라고 밝혔다.
고 전 총리는 이날 대학로에서 기자들과 가진 호프미팅에서 "공공부문의 경우지출을 줄일 수 있는 부분이 항상 있다. 정부가 공공지출 축소, 공기업 민영화 등의자구노력을 보이는 것이 우선"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고 전 총리가 지난 2004년 5월총리직 퇴임후 기자들과 공식 모임을 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특히 1-2인 가구 근로소득 추가공제 폐지 방안에 대해 "세금은 더 많이 내느냐 적게 내느냐가 문제가 아니라 과연 내가 다른 사람과 똑같이 세금을 내고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면서 "과세에 있어서는 형평과세, 공평과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비판적 입장을 보였다.
고 전 총리는 증.감세 논란을 촉발시킨 양극화 해법에 대해서는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먼저 고성장을 해야 한다"면서 "그러나 고성장은 어디까지나 양극화해소를 위한 필요조건일 뿐으로, 고성장과 함께 교육.고용.복지 등 사회안전망을 강화해 가난의 대물림을 막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무소속'인 그는 지방선거를 전후로 한 정계진입 여부와 관련, "아직은 구체적인 결정을 내리지 않은 상태"라며 원론적인 입장을 고수하면서도 "(정치권과 언론에서는) 너무 서두르는 경향이 있다"고 말해 지방선거 이후를 염두에 두고 있음을강하게 시사했다.
이와 관련, 고 전 총리 지인은 "고 전 총리가 지방선거 이후에나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고 전 총리는 이와 함께 열린우리당 김근태(金槿泰) 상임고문의 범민주세력 대통합론과 관련, "원칙적으로 찬성하고 있으며 (김 상임고문으로부터) 연락이 오면만나지 못할 이유가 없다"면서 "다만 아직은 내가 정치적 입장을 정하지 못한 상태로, 구체적인 입장이 정해진 이후에나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 전 총리는 이밖에 자신의 지지모임을 자임하는 `한국의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한미준)과의 관계에 대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창당이니 뭐니 해서 너무 정치색을 띠고 있다"면서 "나와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고 일축했다.
한편 고 전 총리는 민선 서울시장 재직시절 부패방지를 위해 도입한 전자결재시스템인 '오픈시스템'과 관련해 불가리아 소피아대학으로부터 명예박사 학위를 받기로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