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李금감위장] "아시아환란 美.유럽 책임"

이헌재(李憲宰) 금융감독위원장이 아시아 금융위기에 대해 유럽과 미국 등 서구의 책임론을 제기하고 나섰다.일본 도쿄에서 열리고 있는 일본경제신문 주최 「아시아의 미래」회의에 참석중인 李위원장은 3일 오전 「구조조정:위기극복 이후의 과제」라는 주제의 연설에서 서구의 투자가들은 아시아 국가들에 분별없이 자금을 빌려줬다가 금융불안의 조짐이 보이자 자금을 갑자기 회수하는 바람에 지역 전반의 위기를 촉발했다고 지적했다. 금감위에 따르면 그는 이날 투명성부족, 부적절한 회계기준, 기업의 높은 부채비율, 비효율적인 규제 등의 구조적 취약성이 아시아 금융위기의 주된 원인이었다고 진단하고 이같은 사실을 알면서도 과도하게 신용을 공여한 투자자와 감독을 소홀히 한 북미나 유럽의 금융감독기관에 책임이 크다고 비판했다. 북미나 유럽의 금융기관들이 결과에 대한 신중한 고려없이 동아시아에 분별없이 투자할때 해당국의 금융감독기관은 무엇을 하고 있었느냐고 그는 반문했다. 李위원장은 위기의 재발을 막기위한 지역적 협력 강화를 위해 경쟁적인 평가절하나 보호무역주의 회귀 방지를 위한 합의형성, 헤지펀드 등 핫머니에 대한 안전장치 마련, 금융위기 조기경보장치나 국가간 크레디트라인 확립 등을 주창했다. 그는 국제금융제도의 개편을 위한 논의가 선진국을 중심으로 2년 이상 계속됐지만 진전이 없는데다 G7 국가가 논의를 주도하고 있어 신흥시장 국가의 의견개진 기회가 봉쇄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동아시아 국가가 국제금융체계 개편에서 목소리를 내기위해서는 강력한 지역적 협력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번 회의에는 필리핀의 에스트라다 대통령을 비롯 마하티르 말레이시아 총리, 이광요 싱가포르 전 총리, 고무라 일본 외상 등 아시아 각국의 전·현직 지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김영기 기자 YG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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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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