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오늘의 경제소사/7월11일] 서울대 1회졸업식

박민수 <편집위원>

서울대학교 입시안을 둘러싼 참여정부와 서울대간의 난타전이 점입가경이다. 이 정권이 출범하면서 상식적이고 보편적인 가치가 이미 실종된 줄은 알지만 ‘죽기 아니면 살기식’의 공격적ㆍ적대적 대립구도는 살벌하다. ‘전면전, 초동진압’ 등의 군사용어와 ‘손을 봐야 한다, 조져야 한다’는 등의 거친 말들은 여과 없이 난무한다. 이런 판에 우리나라 최고의 지성이라고 할 수 있는 서울대 교수들이라고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학식 높은 교수님들 입장에서 보면 얼떨결에 완장차고 폼잡는 이들이 얼마나 한심하게 보였을까. 하긴 심하긴 심했다. ‘손보고 조진다’, 온몸에 그림 그린 뒷골목 인사들을 연상케 한다. 국내 최초의 국립종합대학 서울대가 1947년 7월11일 졸업식을 갖고 215명의 1회 졸업생을 배출했다. 1946년 8월22일 설립된 서울대의 실제 구성은 연립대학적 성격이 강했다. 경성대학의 법문ㆍ이공학부(동숭동)는 문리ㆍ법과대학으로 확대ㆍ개편하고 의학부(연건동)는 의과대학으로 독립시켰다. 외곽지역의 여러 전문학교들은 단과대학으로 통합, 공대(공릉동)ㆍ농대(수원)ㆍ사범대(을지로5가)ㆍ상대(종암동)ㆍ치대(소공동)를 만들었다. 동숭동 캠퍼스 강당에서 열린 졸업식은 서울대학교 졸업식이 아니라 서울대 00대학 졸업식이라는 말이 더 어울렸다. 각 단과대별로 활동이 이뤄져 서울대학교라는 통일된 명칭은 경시됐기 때문이다. 서울대 비판론자들은 서울대가 우리나라를 망쳤다는 극언도 서슴지 않는다. 대한민국 건국 이래 9명의 대통령 중 서울대 출신은 비록 청강생이지만 김영삼 전 대통령이 유일하다. 고졸 출신 대통령도 둘이나 나왔다. ‘좋은 학교 나오고 사회에서 성공하신 분’ 운운하며 열등감에 기초한 문제 해결 접근방법은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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