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IT빅뱅 대한민국이 주도한다] <5·끝> SW업체, 글로벌 SNS를 잡아라

더 진화된 소셜 플랫폼 개발…SNS 강국 명성 되찾는다<br>트위터·페이스북 열풍에 맥 못추던 국내 SNS 업체들<br>개방성·정보보호 강화로 반격<br>앱 출시·소셜게임 투자 확대… 모바일 시장 주도권도 노려


한국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강국이었다. 지난 1990년대 후반에는 '아이 러브 스쿨'이 잊었던 초등학교 친구들을 하나둘 모니터 앞으로 끌어들였다. 2000년대 중반에는 싸이월드가 인기를 끌며 전국의 2,500만여명이 '싸이질'만으로 인맥을 다졌다. 네이버나 다음은 블로그와 카페 같은 서비스를 제공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들며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가교 역할을 했다. 이러한 한국시장에 2004년 만들어진 페이스북이나 2006년 만들어진 트위터가 위협이 되리라는 염려는 말 그대로 '기우'였다. 구글과 야후가 네이버와 다음에 밀려 맥을 못 추듯 해외 SNS의 한국시장 장악은 몇 년 전만 해도 불가능에 가까웠다. 하지만 결과는 달랐다. 페이스북과 트위터의 국내 성장세는 엄청나다. 특히 지난해 11월 아이폰3GS가 국내에 공식 출시된 후 국내에도 스마트폰 열풍이 불며 모바일 기기를 활용한 SNS가 인기를 끌고 있다. '찻잔 속의 태풍' 정도로 보였던 페이스북과 트위터 열풍은 스마트폰의 인기를 등에 업고 국내 가입자 수 각각 249만명과 227만명을 돌파하며 국내시장을 위협하고 있다. 사실 이들 서비스는 영어를 기반으로 하는데다 한국지사가 설립돼 있지 않아 현지화에서 미흡한 측면을 보이는 등 국내 SNS에 비해 이용자환경(UI)이 불편하다. 이 때문에 이러한 외산 SNS 열풍을 단순히 유행을 좇는 행태에 불과하다며 평가절하하는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이들 서비스는 조금 특별한 점이 있다. 트위터는 상대가 동의하지 않아도 자신을 '즐겨찾기'할 수 있는 '팔로잉(following)' 기능을 통해 소통의 거리를 줄였다. 페이스북은 가입자의 개인정보를 활용해 수많은 지인들을 친구로 추천, 급격히 세를 불렸다. 페이스북의 탄생비화를 담은 데이비드 핀처 감독의 영화 '소셜네트워크'는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이러한 열풍을 부채질하고 있다. 국내 포털업체들은 기껏해야 대여섯 살 정도밖에 되지 않은 이들 외국 SNS에 대해 조금은 닮은 듯 다른 토종 서비스를 선보이며 반격에 나서고 있다. 네이버와 다음ㆍSK컴즈는 최근 들어 자사 서비스의 API를 개방하며 제3개발자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이와 함께 네이버와 다음은 단문 형태의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마이크로 블로그인 '미투데이'와 '요즘'을 각각 선보이며 트위터와의 전면전을 선언했다. SK컴즈는 싸이월드 일촌들의 업데이트 소식을 트위터나 페이스북처럼 한번에 모아볼 수 있는 C로그를 도입했다. '팬' 기능도 추가해 일촌이 아니더라도 원하는 사람을 '즐겨찾기'할 수 있게 했고 '이촌' 기능을 도입해 주위 인맥 넓히기를 더욱 쉽게 해줬다. 특히 페이스북에 비해 개인정보보호 부분을 강화해 이에 민감한 이용자들의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이들 포털3사는 TV광고를 통해서도 이러한 SNS를 홍보하고 있다. 국내 포털은 이에 그치지 않고 애플리케이션 출시에도 힘쓰고 있다. 향후 SNS 다툼의 주격전지가 될 모바일시장 장악에 나서고 있는 것. 다음은 '마이피플'을 출시, 모바일에서 실시간 채팅이나 사진공유 등을 통해 다양한 인맥을 구축할 수 있게 했다. SK컴즈는 모바일 네이트온 등을 통해 웹 인맥을 모바일에서도 접할 수 있게 했다. KTH는 '아임인'을 통해 이용자 위치를 기반으로 한 앱을 서비스 중이다. SNS 활용에 눈독을 들이는 것은 게임업체도 마찬가지다. 현재 세계적 소셜게임 업체인 징가는 페이스북의 플랫폼을 활용한 게임을 서비스하며 6조원에 달하는 기업가치를 뽐내고 있다. 징가의 게임을 내려 받는 것은 무료지만 아이템이나 캐릭터 구입 등을 통한 부분유료화를 도입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국내 게임업체도 SNS 활용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CJ인터넷은 모바일 플랫폼을 활용한 게임 개발에 1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으며 NHN은 소셜게임을 비롯한 모바일게임에 1,000억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노리타운 스튜디오는 최근 안철수연구소에서 분사하며 소셜 게임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이외에도 각 업체마다 기존 온라인게임에 SNS를 연계해 지인들과 게임을 즐길 수 있게끔 준비하고 있다. 포털 또한 소셜게임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SK컴즈는 네이트 앱스토어를 통해 싸이월드 1촌끼리 다양한 게임을 즐길 수 있게 했다. 네이트 앱스토어는 지난해 9월 말 론칭한 국내 최초 오픈소셜게임 플랫폼으로 얼마 전 일본의 SNS업체 믹시(Mixi)와 협약을 맺고 소셜게임 플랫폼의 위치를 공고히 하고 있다. 네이트 앱스토어는 현재 62개 개발사와 약 5,000명의 개인개발자가 참여하고 있으며 최근 누적매출 30억원을 돌파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네이버는 10월 소셜앱스를 오픈, 다양한 소셜게임 개발자들을 비롯해 다양한 개발자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소셜앱스를 통해 이용자들은 네이버 카페나 블로그의 지인들과 게임을 할 수 있으며 두달 만에 누적 매출액 3억원을 넘는 등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포털과 게임 업체들이 SNS를 활용한 다양한 서비스를 통해 IT 강국의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단순히 글로벌 트렌드를 좇는 데 그치지 말고 획기적인 서비스를 내놓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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