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주 투자, 연말만 고집말라

‘배당투자 계절이 없다’ 12월 결산법인들의 배당기산일을 앞둔 연말이 되어서야 슬슬 ‘배당주에 투자해볼까’ 생각하던 A씨. 지난해까지만 해도 초겨울 즈음부터 나오던 배당주 투자 얘기가 올해는 봄부터 증권가에서 관심사로 부각되는 게 의아스럽다. 이달들어 증권사에서 배당투자전략 리포트들이 난데없이 쏟아지는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종합주가지수가 박스권 안에서 움직이는 답답한 모습이 이어지자 배당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배당주의 경우 오래 들고 가더라도 최소한 매년 배당금은 받는다는 안정성이 있기 때문에 최근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것. 또 예전엔 배당주기를 1년에 한번으로 제한했지만, 중간배당 및 분기배당제도가 도입되면서 배당주는 더 이상 단기적 계절테마가 아닌 상시적인 연중 테마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배당주 투자, 연말만 고집하지 말라= 대신증권이 최근 배당지수(KODI)를 이용, 매월 주식을 샀다가 같은 해 배당기산일에 매도한 수익률을 따져봤더니 연말에 매수했을 때 오히려 투자수익률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1월에 주식을 매수해 그 해 배당기산일에 매도하는 경우 수익률이 가장 높았다. 김용균 대신증권 연구원은 “배당 투자의 경우 시세차익과 배당수익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연말 배당시즌의 경우 주가가 어느 정도 올라 실제 배당수익률은 높지 않은 편”이라면서 “결국 높은 가격에 주식을 사게 돼 실제로 시세차익과 배당수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데 어려움이 많다”고 지적했다. 배당기산일을 앞둔 연말만을 고집하지 않고 해당 기업의 주가가 하락해 가격메리트가 발생했을 때 매수한다면 연말 배당수익 뿐 아니라 시세차익까지 크게 나타나 성공적인 투자를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 연구원은 “털코트는 겨울에만 사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다가오는 겨울에 대비해 여름부터 배당이라는 털코트를 저렴하게 준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일호 대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시기적으로 6월말 중간배당을 앞두고 있는데다 최근 대내외 경기ㆍ비경기 변수 등으로 주가가 등락하면서 투자주체들이 관망세를 보이면서 배당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이와 함께 이익의 안정성과 수익성을 유지해 오면서 꾸준히 배당을 실시해온 기업들이 주가 재평가(리레이팅) 받을 것이란 기대감도 배당주의 인기몰이에 한 몫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배당주 쇼핑’, 잘하는 방법은?= A씨는 배당주투자는 주가가 쌀 때 언제든지 시도할 만한 것이라고 느끼게 됐다. 주가가 쌀 때 배당주를 사두는 것이 배당수익과 시세차익이라는 일거양득을 취할 수 있다는 점을 깨달았기 때문. 이제는 종목 선정하는 일만 남았다. 최근에는 기업들이 주주중시 경영에 나서면서 배당을 늘리고 있어 종목이 매우 다양하다. 하지만 지난해 배당을 한 기업이라고 해서 올해 반드시 하리라는 보장이 없다. 작년엔 실적이 좋아서 배당을 했는데, 올해는 실적이 저조하다면 배당금을 줄이거나 아예 배당을 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매년 꾸준히 실적이 증가하며 배당을 하는 기업을 기본으로 ▦배당성향(순이익 대비 배당금 비율)이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배당수익률 3~5% 이상 ▦주가수익비율(PER)이 낮은 종목 위주로 선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종목 선정에 자신이 없는 투자자라면 증권사에서 분석대상으로 삼고 있는 종목 중 애널리스트의 투자의견이 ‘매수’이면서 순부채비율이 낮은 종목에 접근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이달 들어 배당투자전략 리포트를 낸 대한투자ㆍ삼성ㆍ대신ㆍ부국ㆍ한국투자증권 등 각 증권사로부터 가장 많은 배당투자 추천을 받은 종목은 LG석유화학이었으며, KTㆍS-Oilㆍ동국제강ㆍ동양기전ㆍSKㆍ동부제강ㆍSK텔레콤ㆍPOSCOㆍKT&Gㆍ경남스틸ㆍ링네트 등도 관심종목으로 꼽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