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통화관리 명분 금융규제 철폐/통화운용방식 변경 배경

◎외자 봇물에 냉온탕식 정책대응 한계 판단/통안 개입 등 지양… 자본시장 자율성 제고통화당국이 추진키로 한 통화관리 방식의 변경은 한마디로 통화관리를 명분으로 삼아온 RP규제 등 금융산업에 대한 핵심규제를 철폐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다. 이를 통해 금융시장의 기능을 정상화시켜 경쟁을 통해 금융기관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이자율도 하향안정화 되도록 유도한다는 것이다. 이는 절대적인 통화관리 목표를 정해놓고 RP조작과 통화채강제 배정 등을 통해 통화량을 관리하는 기존의 물리적(직접) 통화관리방식이 개방화 시대에서는 금융산업의 발전을 저해하는 핵심규제로 작용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통화당국은 현재 통화량이 관리목표에 육박할 경우 시중은행에 대해 RP나 통화채를 임의로 강제배정, 통화량을 흡수해왔다. 때문에 통화관리를 둘러싼 불확실한 예측으로 금리가 급등락 하는 등 자본시장이 요동을 치고 이에따라 은행 등 금융기관은 자율적인 자산운용이 사실상 불가능한 실정이다. 또 신탁 등 제2금융권 상품에 대해 통안채를 일정비율 의무적으로 떠안겨왔다. 이같은 규제가 금융기관이 정상적인 가격예측(금리 및 환율)을 통해 시장에 참여하는 자산관리 능력을 기르기 보다는 외형경쟁과 로비를 선호하는데 힘쓰도록 조장해 온 사실을 부인할 수 없는 실정이다. 지금까지는 시장진입 제한 등 정부의 보호를 통해 경쟁력이 다소 떨어지는 금융기관도 살아남을 수 있었다. 때문에 많은 한계에도 불구하고 「통화공급확대는 물가불안」이라는 명분에 힘입어 이같은 원시적인 규제가 가능했다. 또 외화의 유출입을 정부가 통제할 수 있어 통화관리 목표의 달성이 가능했다. 그러나 OECD가입 등에 따른 금융산업 및 자본시장 개방은 더이상 구태의연한 통화관리방식을 불가능하게 하고 있다. 빈번한 자본의 유출입에 통화관리목표를 지키기 위해 대응할 경우 자금시장이 냉탕온탕식으로 요동을 치게되고 외국금융기관의 진출이 허용됨에 따라 자산관리능력을 기르지 못한 금융기관은 도태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눈앞에 다가왔기 때문이다. 게다가 낙후된 금융산업이 고금리를 조장하고 전체적인 국가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어 통화관리를 명분으로 더이상 금융기관의 경쟁력을 희생시킬수 없는 상황이 도래한 것이다. 때문에 ▲통화관리목표를 단순한 가이드라인으로 전환, 가이드라인 진폭을 확대해 금리중심으로 통화를 운영하며 ▲RP강제배정 등 직접통화관리방식을 통안채의 완전경쟁입찰 등 통화당국이 시장에 참여하는 간접방식으로 정상화 시키는 쪽으로 통화관리체제를 대폭적으로 개편키로 한 것이다. 이를 통해 채권시장의 규모를 키우고 금융기관의 자산운용의 자율성을 높여 경쟁력을 키울 수 있도록 하며 예대 마진축소, 금융중개비용절감 등 금융효율화를 달성시켜 금리를 낮춰나가겠다는 것이다. 재경원은 한승수부총리의 결단으로 지준인하에 따른 통화팽창 2조8천억원을 전액 중소기업지원 자금인 총액 한도대출의 축소로 흡수, 통화관리 부담을 덜어준 만큼 한은이 이같은 방안에 적극적으로 협조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최창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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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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