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로타리]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다

최근 포춘(Fortune)지는 창간 75주년 특집호에서 한국 휴대폰 모델을 분석한 기사를 실었다. 포춘이 특정 휴대폰을 이처럼 크게 다룬 것은 유례없는 일이다. 게다가 노키아의 텃밭이나 다름없는 유럽 휴대폰시장에서 매출액 기준으로 삼성전자의 1위 등극이 확실시되고 있다. 10년 전만 해도 모토롤러 휴대폰이 우리 시장을 휩쓸고 다니던 시절이었다. 불과 10년 사이에 우리가 세계 최고의 휴대폰 강국으로 성장했다니 감회가 새롭다. 당시는 PCS 사업자에 적용할 이동전화 방식을 놓고 뜨거운 논쟁이 벌어지고 있던 때였다. 무려 900억원의 연구비를 들여 개발했고 기술에서도 우수한 CDMA 방식을 단일 표준으로 해야 한다는 ‘국내 기술 고수파’와 GSM처럼 외국에서 상용화된 기술을 들여와 복수표준으로 해야 한다는 ‘안정파’ 양대 진영의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했다. 필자도 정보통신부 기술심의관을 맡아 이 정책 결정에 참여했다. 처음에는 우리도 GSM 방식을 추진했지만 외국기업들은 ‘부메랑 효과’에 대한 우려로 기술 이전을 거부했다. 그래서 대안으로 채택된 것이 CDMA 방식이었다. 복수표준을 주장하는 진영에서는 CDMA의 세계 최초 상용화에 대한 위험 부담 등을 거론하며 CDMA 단일표준으로 인한 세계시장에서의 기술 고립 문제 등을 강력히 제기했다. 필자는 CDMA 방식의 단일표준화를 강력히 추진했다. CDMA가 GSM에 비해 기술성이나 장래성에서 월등했다. 또 전자교환기 개발 과정에서 유사한 경험을 했기 때문에 CDMA 상용화 성공도 확신하고 있었다. 나머지 한 가지가 기술 고립 문제인데 이는 필자도 부담스러운 부분이었다. 그러나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린 것이고 열심히 하면 하늘도 도와주겠지’라는 생각으로 CDMA 단일표준을 강력하게 밀어붙였다. 그 뒤로도 늘 기술 고립의 부담이 남아 있었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천우신조(天佑神助)라는 생각이 든다. 결국 CDMA는 우리나라를 휴대폰 강국으로 만든 계기가 됐고 나아가 수출효자ㆍ성장동력ㆍ정보기술(IT)신화를 창조하며 국가의 홍복(洪福)이 됐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데 신이 우리의 손을 들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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