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온기 살아나는 부동산 시장 새해는 어디로…




올해 수도권 부동산시장은 한마디로 '매매 약세, 전세 강세'로 요약할 수 있다.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 2월부터 11월까지 40주 연속 하락하다 11월 말부터 상승세로 돌아섰지만 상승 강도는 아직 미약하다. 다만 개포주공1단지나 잠실주공5단지, 대치동 은마 등 강남권 주요 재건축예정 아파트 가격이 11월 이후 최고 1억원에 달하는 오름세를 보이는 등 지역별로 강한 반등조짐을 보이기도 했다. 이로 인해 저가급매물이 급속히 소진되며 호가도 올랐다는 게 현지 부동산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11월 강남3구(강남ㆍ서초ㆍ송파구)의 아파트 거래량은 총 1,550건으로 전달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어났다. 겨울로 접어드는 길목에서 매매시장의 온기가 살아나고 있는 분위기다. '전세값 상승'은 올해 부동산시장을 특징 짓는 키워드다. 집값 하락에 대한 두려움 속에 실수요자들이 전세시장으로 몰리며 아파트 전세값은 유례 없는 폭등세를 나타냈다. 특히 학군이 좋은 강남권 아파트의 인기가 높아 서초구 '반포래미안퍼스티지'같은 단지는 114㎡형의 전세값이 8억원 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부동산전문가들은 내년에도 전세시장은 지금과 같은 강세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으나 집값 동향에 대해서는 엇갈린 의견을 내놓고 있다. 금리인상ㆍ입주물량감소ㆍ보금자리아파트 공급ㆍ총부채상환비율(DTI) 완화 연장 여부 등 집값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변수가 워낙 많기 때문이다. 내년 부동산시장은 어떻게 될까. 부동산전문가 9명에게 앞으로 펼쳐질 부동산시장의 방향을 물어봤다. 매수세 회복 불구 변수 수두룩… 본격 상승여부 전망 엇갈려
전문가 9명이 본 2011년 부동산 시장
입주물량 감소·금리·DTI 완화 종료 호악재 겹쳐
"꾸준한 오름세 보일것" "하반기 내림세 반전" 맞서
전세값 올해 처럼 강세 지속… 3~4년 더 갈수도
한강변 재건축·수익형부동산 등 유망 상품 꼽아
'2011년 부동산시장, 급락은 없다.' 내년 수도권 부동산시장의 전망을 묻는 질문에 전문가 9명은 급격한 내림세가 나타날 가능성은 작다고 진단했다. 11월 이후 실수요자들이 '바닥'을 확인하며 매수세가 살아났기 때문에 소폭의 가격 조정장이 나타나더라도 다시 집값을 떠받칠 수요가 등장할 것이란 전망이다. 하지만 집값이 '우상향'하며 본격적인 회복세를 보일지, 횡보 장세가 나타날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완전히 엇갈렸다. 내년부터 수도권 입주물량이 감소하는 점은 호재로 지적됐으나 금리인상 및 총부채상환비율(DTI) 완화 종료 등은 악재로 분석됐다. 전세시장은 적어도 내년까지 강세를 띤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의견이었다. 앞으로 3~4년간 오름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집값 불안과 물량 감소 등이 주된 이유로 제시됐다. 오피스텔ㆍ도시형생활주택 등 수익형부동산 역시 내년에도 인기를 끌 것으로 전망됐으나 투자비 상승에 따른 수익성 악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또 대부분의 전문가가 제1의 투자유망지로 한강변 재건축아파트를 꼽아 이들 부동산상품에 대한 열기가 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집값 그래프는 '오리무중'= 내년 집값에 대해 설문에 응한 부동산전문가 9명 중 5명은 꾸준한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으나 나머지 4명은 하반기부터 내림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김현아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올 연말에 나타난 집값 상승세가 내년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내년 아파트값이 예상보다 큰 폭으로 오른다면 2012년부터는 다시 하락세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물량 부족에 따라 전세값 상승이 지속되며 집값 오름세를 이끈다는 것이다. 김호철 단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도 "올해 4ㆍ4분기 수도권 아파트의 거래량 증가는 시장회복의 신호탄"이라며 "내년에도 신규 공급물량이 적어 집값이 완만하게 오를 것"으로 분석했다. 반면 하락을 예상한 전문가들은 DTI 규제 완화 일몰에 따른 불확실성을 변수로 꼽았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연구소장은 "내년 3월 이후 DTI 폐지 조치가 연장되지 않는다면 시장이 다시 한 번 위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곽창석 나비에셋 대표 역시 "아파트 시장에서 저가 급매물이 거래된 후 추가 매수세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내년 3월 이후 하락세가 다시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준금리 추가 인상 여부는 집값 흐름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됐다. 내년집값에 영향을 끼칠 변수로 '금리'를 지목한 전문가는 9명 중 2명에 그쳤다. 김재언 삼성증권 부동산전문위원은 "금융당국이 기준 금리 인상 시기와 폭을 시장 상황에 맞춰 조절할 가능성이 높아 금리에 따라 집값이 출렁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규 분양시장은 올해와 같이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일 것으로 응답한 전문가가 많았다. 분양시장이 활성화될 것이라고 내다본 전문가는 한 사람도 없었고 ▦분양가 및 입지에 따라 양극화가 나타나거나(4명) ▦올해와 비슷한 공급위축현상이 재현될 것(5명)이란 예상이 다수를 차지했다. 당장 내년 1월부터 시작되는 시범보금자리지구의 본청약이 신규 수요 진입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될 것으로 지적됐다. ◇전세값 상승 내년 넘어 2012년까지 이어진다= 향후 집값에 대한 전망과 달리 전세 시장에 대해서는 부동산전문가 대부분이 올해와 비슷한 수준의 강세를 점쳤다. 서울 아파트의 매매가 대비 전세값 비율이 아직 50%에 미치지 못하고 있어(국민은행 11월 통계기준 44%) 당분간 전세값이 추가 상승할 여력이 있는데다 내년부터는 신규 입주물량도 줄어 입지 좋은 물건에 대한 경쟁이 더 치열해진다는 것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17만392가구였던 수도권 아파트 입주물량은 내년 10만9,088가구로 6만 가구 이상 줄어들 예정이다. 이영진 닥터아파트 이사는 "올해 전셋값이 급등한 것은 매매로 전환해야 하는 실수요가 전세로 눌러 앉았기 때문"이라며 "앞으로 아파트 거래가 급격히 살아나지 않는 한 전세 쏠림 현상이 지속돼 보금자리지구의 입주가 시작되는 오는 2014년까지 불안이 지속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 역시 "아직까지 집값이 하향안정화 되리라는 매수자들의 기대심리가 작용하고 있는데다 당장 집을 살 경우 금용비용에 대한 부담도 크다"며 "현재 유입되고 있는 전세 계약자들의 입주 기간이 만료되는 2년 후까지 전세 오름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강변 재건축ㆍ수익형부동산 '유망상품'= 내년에 투자할 만한 부동산상품으로는 한강변 재건축아파트와 오피스텔ㆍ도시형생활주택 등이 고른 지지를 얻었다. 특히 오피스텔 등 수익형부동산의 경우 올해의 인기가 내년까지 계속 이어진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팀장은 "베이비붐세대의 은퇴가 본격화되며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거두려는 투자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국토해양부와 서울시 등이 소형주택의 공급을 늘리기 위해 도시형생활주택 등에 대한 규제를 정책적으로 완화하고 있다는 점도 호재로 지목된다. 하지만 신규 공급되는 오피스텔의 분양가가 치솟고 있어 점차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점은 투자시 유의해야 할 점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전국에서 올 11월까지 공급된 오피스텔의 3.3㎡당 평균 분양가(계약면적 기준)는 864만원으로 지난해 평균가인 634만원보다 36%나 뛰었다. 지난 10월 분양한 '강남역 아이파크'의 3.3㎡당 분양가는 1,600만원을 넘겨 인근 오피스텔 시세보다 3.3㎡당 400만~500만원 가량 더 비쌌다. 주변 시세에 비해 임대료를 더 높게 책정할 수 없는 수익형부동산의 특성상 임대수익률 하락이 불가피한 셈이다. 김재언 위원은 "분양회사가 제시하는 투자수익률은 실제보다 부풀려진 경우가 많다"며 "금리 인상이 가시화되면 이들 상품에 대한 인기가 식을 수 있다"고 말했다. 지역적으로는 한강변 일대 재개발ㆍ재건축 예정지가 투자 유망지역으로 꼽혔다. 전문가 9명 중 6명이 한강 일대를 '투자1순위'로 지목했다. 특히 한강변 전략ㆍ유도정비구역의 경우 내년부터 구체적 개발계획이 순차적으로 공개돼 이들 지역에 투자쏠림 현상이 다시 한 번 나타날 것으로 전망됐다. 서초구가 자체 마련한 마스터플랜을 공개한 반포유도정비구역에서는 이미 매수문의가 활발히 나타나고 있다는 게 부동산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김호철 교수는 "전통적 투자 선호 지역인 강변 일대 아파트의 인기는 꾸준히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원갑 소장 역시 "주가 상승에 따른 차익을 실현해 부동산을 사두려는 수요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투자수요가 한강변 일대 및 강남에 몰릴 경우 집값이 상승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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