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일터 3] '직원감동 경영' 자리 잡는다
권위보다 감성적 리더십으로 자발적 참여 유도카페같은 사무실·자기계발 지원 등 복지후생 개선 아낌없이 쓰고CEO들 직원과 대화에 적극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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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 명화를 감상하며 와인 한잔을 즐기는 여유’
언뜻 들으면 고급 레스토랑 이야기로 착각하기 쉽지만 바로 독일의 의료기업체인 비브라운(B Braun) 한국법인의 색다른 사무실 풍경이다. 이 회사는 와인냉장고와 커피머신 등을 갖춘 직원카페를 운영, 언제든지 와인과 에스프레소를 마음껏 즐길 수 있다. 사무실 벽에는 명화도 걸려있다. 이 같은 노력 덕택에 164년 전통의 비브라운은 단 한번도 적자를 기록하지 않았으며 ‘가장 일하기 좋은 기업’ 으로 꼽히고 있다.
국내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직원들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직원 감동경영이 뚜렷한 기업문화로 자리잡고 있다. 이는 매일 아침마다 출근길이 기다려지는 회사, 고객에 앞서 직원부터 감동시키는 회사야말로 탄탄한 경영성과를 올릴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직원감동경영이 기업문화로 정착=“나는 가장 중요한 자산인 직원을 사랑하고, 또 사랑하고 또또 사랑함으로써 지속적으로 신바람을 불러 일으켰다. 또또 사랑이야말로 웅진의 경영정신이며, 제1 성공요인이다”(윤석금 웅진 회장)
국내 기업들이 직원을 감동시키는 방식은 다양하다. 최고경영자(CEO)가 발벗고 나서거나 남다른 복지후생제도를 마련하고, 직원들의 자기계발 프로그램을 적극 지원하기도 한다.
실제로 지성하 삼성물산 상사부문 사장은 전직원과의 대화를 목표로 매주 금요일 집무실을 개방하고 수요일 점심에는 직원들과 함께 식사한다. LG화학은 사내 복리후생제도를 ‘뷔페’식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으며 삼양사는 사이버문화센터를 통해 나름대로의 기업문화를 다져가고 있다.
현대하이스코도 매년 정기적으로 임원과 팀장급은 물론 생일을 맞은 직원에게 선물함으로써 책읽는 기업문화를 이끌어가고 있다.
◇직원에게 아낌없이 써라=각 기업들은 직원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각종 묘책을 마련하고 있다. 자기계발에 힘쓰는 직원들에게는 MBA 등 각종 교육프로그램을 지원하는 한편 사내 도서관을 직원 가족들에게도 개방하기도 한다. 도서구입비를 지원하거나 독서캠페인을 펼치기도 하고 글로벌에티켓 등 각종 문화강좌를 개설하는 기업도 있다. 특히 상당수 기업은 신입사원에게는 해외연수 기회를 제공, 글로벌 경쟁시대에 갖춰야할 소양을 심어주고 있다.
현대하이스코의 경우 KIST, 서울대 등 국내 유수 대학의 MBA과정에 직원들을 입학시켜 해당분야 전문지식을 쌓도록 배려하는 한편 미국과 일본, 중국 등 해외지사를 이용한 연수기회도 제공한다. 현대모비스도 해외배낭여행제도와 함께 대리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3개월 동안 해외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에스원은 매년 일본과 중국을 중심으로 지역전문가를 선정해 보내고 있으며 출동요원에게도 일본 세콤에서 선진화된 시스템을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직원가족에 대한 배려도 빼놓을 수 없다. 직원가족 초청이벤트는 정기행사로 자리잡았으며 사원자녀를 위한 각종 프로그램도 인기를 더하고 있다. 직원자녀를 대상으로 한 영어캠프과 컴퓨터 교실은 자녀를 둔 사원들의 호응도가 높은 프로그램으로 꼽힌다. LG화학과 현대하이스코는 매달 ‘아빠와 함께’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직원가족이 비행체험 등 특별한 경험을 나눌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한 기업체 임원은 “기업들이 직원들의 기를 살리고 사기를 진작시키기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놓고 있다”며 “앞으로는 단편적인 행사보다는 저출산ㆍ고령화 시대에 요구되는 육아보육시설, 자녀장학금, 노부모 부양혜택 등의 지원책이 속속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감성적인 리더십을 확산시켜라=주요 경영진과 직원들과의 열려진 대화창구는 감동경영의 주요 조건이다. 사내 인트라넷을 통한 커뮤니케이션이나 호프데이는 기본이다. 말단 사원과의 대화나 직원가족들과의 만남도 정기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또 직원 기살리기에 효과가 높은 칭찬경영에 적극적인 CEO(LG필립스LCD, 현대하이스코, 대우조선해양 등)가 있는가 하면, 직장은 일터가 아닌 놀이터라고 강조하면서 펀경영을 몸소 체험(박노빈 삼성에버랜드 사장)하기도 한다.
특히 풀이 죽어있는 직원을 목욕탕에 이끌어 때를 밀어주면서 용기를 북돋워주는 최고경영자(윤석금 웅진그룹 회장)는 직원사랑을 몸으로 실천하는 사례로 꼽히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이제는 권위로 무장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CEO를 찾아보기 어렵다”며 “부드럽고 감성적인 리더십으로 직원들을 보듬고, 격려안고, 배려하면서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내고 있는 CEO가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이규진기자(팀장)·김성수·김홍길·민병권·김상용기자 sky@sed.co.kr
입력시간 : 2006/08/17 12:46